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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장

가는 길에 임선아를 마주친 탓에 확실히 기분이 나빠졌다. 그리하여 조교는 나를 본 순간 소문이 진짜라고 생각한 듯했다. 정말로 내가 임선아를 위해 한우현과 맞서는 줄 알고 있었다. “강효수, 들어와.” 양혜정은 차갑게 나를 노려봤다. 조교인 양혜정은 분위기가 있는 미인으로 몸매도 나쁘지 않았다. 막 연구생에서 졸업 해 우리 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다. 개학한 뒤 처음 한 오티에서 그녀는 먼저 나의 연락처를 추가했고 아주 직설적으로 나에게 관심이 있다고 고백했었다. 비록 나보다 6살이 많긴 하지만 연상의 누나는 그만의 매력이 있었다. 나보다 6살이나 많으니 매력은 더 배였다. 그때의 나는 임선아에게 일편단심이라 진지하게 양혜정을 거절했었다. 그리고 다시 그녀를 마주한 지금, 나는 여전히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 비록 임선아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았지만 나는 그래도 평생을 함께할 여자를 원했다. “말해 봐,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양혜정은 미간을 찌푸렸다. “솔직히 말해서, 여자를 위해 다른 남자와 싸우는 건 이성적이지 못한 행동이야.” “게다가 이런 이유는 유치하기 짝이 없어!” 나는 연신 부인했다. “싸운 적 없어요.” “게다가, 전 이미 임선아와 아무런 사이도 아닌걸요.” “조교님, 저 대신 학과랑 학교 단체 연락망에 입장문을 올려줄 수 있어요? 저 진짜 너무 억울해요.” 내가 크게 한숨을 쉬자 양혜정은 의심스러운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정말?” “정말이에요!” “진짜 다 걸고요!” 나는 당장이라도 맹세를 하고 싶어졌다. 양혜정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일단은 믿어볼게.” “위에서는 너한테 처분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네가 이번 일과는 상관이 없다는 걸 증명할 수 있게 내가 시간을 좀 벌어볼게.” “이다음에는 따로 담당자가 면담을 요청할 거야. 날 실망하게 하지 마.”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만 믿어요, 조교님. 절대로 우리 학과 얼굴에 먹칠하지 않을게요.” 양혜정은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떠나라고 손짓했다. 사무실을 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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