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11장

곰곰히 생각해 봐도 안 좋은 일이라는 게 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양정우는 화를 내며 말했다. “우리 도움 필요 없다 그러더니, 한우현이 저번에 널 찾아와서 귀찮게 하더니 이번에는 널 다른 사람 여자 친구나 뺏는 쓰레기라고 헛소문이나 내고 있어.” “지금 벌써 조교가 너랑 면담하겠다고 난리야.”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조교는 좋은 사람이니까 사실대로 말하면 별문제 없을 거야.” 양정우는 어떡하면 좋겠냐는 표정을 지었다. “너 막 입학했을 때 기억 안 나? 조교 너한테 마음 있었는데 네가 임선아 때문에 조교를 거절했었잖아. 지금 면담했다간 잔뜩 비웃음이나 살 게 분명해.” 안경을 쓴 다른 룸메이트 하서인이 이야기를 했다. “딴 데로 새지 말고.” “사실 우리가 들은 얘기가 있는데. 한우현이 어디서 인맥을 찾은 건지 너한테 처분을 내리겠다고 하고 있대.” 우리 학교는 지역 내에서 손에 꼽히는 명문대라 처분에 대해 아주 크게 보고 있었다. 기록에 남을 뿐만 아니라 일정 수준 이상의 처분을 받으면 퇴학까지 당할 수 있었다. 룸메이트들의 걱정에 나는 몹시 감동했다. “고마워, 근데 성공하지는 못할 거야.” 양정우는 내 말에 한시름을 놓았다. “너한테 방법이 있다니 다행이야. 얼른 조교한테 가서 제대로 설명해.” 나는 그들의 손길에 밀려 숙소에서 나왔다. 가는 길에 나는 학교로 등교하는 임선아를 마주쳤다. 얼굴에는 선명하게 손자국이 남아있었다. 거기에 미모가 더해지니 더욱더 가련해 보여, 남자들이 몇 명이나 그녀의 곁에서 걱정을 해 주고 있었다. 하지만 나를 본 임선아는 두 눈에 분노가 들끓더니 얼굴이 일그러졌다. “강효수!” “어떻게 감히 내 앞에 나타날 수가 있어?” 내가 나타나지 못할 게 뭐가 있단 말인가? 면목이 없어야 할 건 임선아였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의 부모님도 그녀의 뺨을 때릴 이유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임선아는 어렸을 때부터 오냐오냐하며 자란 탓에 그녀의 부모는 임선아에게 매 한 번 든 적 없었다. “강효수, 설마 네가 선아를 때린 거야?” 한 남자가 불쾌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더니 따져 물었다. “눈이 삐었으면 안과를 가.” “나랑 같이 오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저렇게 선명한 손자국을 남겨?” 나는 조롱하듯 그녀의 곁을 지켜선 남자들을 쳐다봤다. 저들이 곁에 있으면 흑기사고 내가 곁에 있으면 멀쩡한 커플 갈라놓는 나쁜 사람이 된다니, 정말 우습기 짝이 없었다. 그들은 나의 반박에 안색이 어두워졌다. 임선아는 우쭐거리는 내 얼굴이 보기 싫은 듯 차갑게 대꾸했다. “난 내가 설령 한우현이랑 만난다고 해도 우리가 적어도 친구는 될 수 있을 줄 알았어.” “근데 요즘 네가 한 짓들을 봐봐. 우리 엄마한테 고자질을 하지 않나, 한우현에게 나랑 만나지 말라고 협박을 하지 않나. 그리고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나는 뭐 체면이나 명성 같은 게 없는 줄 알아?” 그녀의 불만에 나는 내내 무표정을 유지했다. 짜증만 가득 일었다. 심지어는 진실을 가린 채 사실대로 이야기하지 않는 가식적인 모습에 역겨워지기까지 했다. “우습네.” “네가 먼저 여사님 앞에서 날 모함했잖아.” “날 모함까지 하는데 난 뭐 그걸 가만히 당하고 있어야 해? 임선아, 네가 네 체면을 내다 버린 거야. 괜히 남 탓하지 마.” 나는 코웃음을 치며 점점 시퍼렇게 질려가는 그녀의 얼굴을 보며 최후의 일격을 던졌다. “전에 내가 널 봐준 건 내가 원해서였는데, 이제는 싫어. 친구는 무슨, 전에는 그냥 부르면 오는 개처럼 생각했던 거잖아?” “임선아, 경고하는데, 날 건드렸다간 제대로 후회하게 될 거야.” 나는 차갑게 그녀를 노려본 뒤 그녀를 지나쳤다. 내가 환생한 그날부터 임선아와 나는 같은 길을 걷는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임선아가 아끼는 모든 것을 빼앗아 복수를 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그래도 날 해치고 모함한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때가 돼서, 목숨을 잃는다고 해도… 그건 전부 임선아의 자업자득이었다.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