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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장

강다인은 그의 부드러운 표정을 가만히 보다가 가슴 한편이 시큰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난처한 듯 고개를 떨군 그녀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별이 오빠가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할 말이 있다고요.” “그 사람이 내려오라고 한다고 꼭 들어줄 필요는 없지 않나요?” 이석훈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결국 내일 결승전 때문이겠죠. 강별 씨는 부탁하러 온 거고요.” “저도 어느 정도 짐작은 해요.” “이미 안다면 굳이 내려갈 필요 없지 않아요?” 그의 말투가 꽤 강압적으로 들리자, 강다인은 묘하게 반발심이 생겨 입술을 꾹 다물었다. “잠깐 만나고 올게요. 선생님도 하시던 일 마저 하세요.” 그리고는 현관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이석훈은 닫힌 문을 잠시 바라보다가 관자놀이를 지그시 누르며 생각에 잠겼다. ‘혹시 나한테 화가 난 걸까...?’ 그는 고개를 돌려 베란다로 가서 밖을 내려다봤다. 아파트 정문 쪽에 서 있는 사람은 정말 강별이었다. 이석훈은 난간에 한 손을 짚고 대문을 주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다인이 조그마한 모습으로 천천히 걸어나오는 게 보였다.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던 그는 이내 방으로 돌아갔다. 한편, 강다인은 온갖 생각이 뒤엉켜 있었다. 조금 전 자신의 행동이 너무 티가 났나 싶기도 했다. 무심코 뒤돌아 아파트 쪽을 올려다봤지만 베란다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왠지 모르게 서운함이 밀려온 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쉰 뒤 마음을 다잡았다. ‘선생님 생각만 하다가 괜히 내 기분만 휘둘릴 순 없지...’ 그렇게 마음을 추스르고 단지 입구로 가니 차 문에 기대 선 강별이 눈에 들어왔다. 강다인은 무표정한 얼굴로 다가가서 말했다. “할 얘기가 뭐야? 나 오래 못 있어.” 강별은 강다인을 찬찬히 살폈다.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그녀를 더는 부정할 수 없었다. 뻣뻣해진 목소리로 그가 말을 꺼냈다. “인정할게. 전에 내가 너한테 함부로 굴었고 네 생각을 제대로 배려하지도 않았어. 미안해.” 강다인은 약간 놀란 눈으로 그를 보았다. “오빠가 이렇게까지 솔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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