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17장

고수혁은 잠시 말을 잃었다. 하지만 전화 너머 그의 얼굴에는 어렴풋이 미소가 띄워져 있었다. “윤아야…” 그때 서윤아의 목소리가 전화 너머로 들려왔다. “나 지금 병원 가는 중이에요. 맛있는 거 사 갈게요.” 직접 말은 하지 않았지만, 고수혁은 그녀가 말한 완전히 정리했다는 말이, 과거를 털어내고 새로운 시작을 할 준비가 됐다는 뜻인 걸 알았다. 그리고 자신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것도. “그래, 조심히 와.” 고수혁 옆에는 고민지가 앉아 있었다. 그녀는 사과를 깎아 제 오빠에게 건넸는데, 고수혁은 그녀에게 눈길 하나 주지 않았다. “오빠, 과일 좀 먹어.” 결국 고민지가 사과를 코앞에 내밀자 손으로 살짝 밀어내며 차갑게 대꾸했다. “안 먹어.” 그때 병실 문이 열리며 서윤아가 들어왔다. 서윤아가 음식을 들고 들어오는 모습을 본 고수혁의 눈이 다정하게 빛났다. 고민지는 제 오빠의 얼굴이 온화해질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하지만 그 온기는 오로지 서윤아만을 위한 거였다. 고민지가 서윤아를 슬쩍 노려보다가 아무 말 없이 병실을 나갔다. 서윤아는 그럼 고민지를 힐끔 보고는 고수혁에게 다가갔다. “선배 동생 왜 저래요?”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음식을 침대 옆 탁자에 내려놓고, 고수혁의 이불을 정리해 주었다. 고수혁은 한쪽 눈썹을 살짝 올리며 말했다. “사과 안 먹었다고 삐졌어.” 사 온 음식을 꺼내던 서윤아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슬쩍 저었다. “겨우 그런 일로요? 오빠를 빼앗긴 거 같아서 그런 거겠죠.” 고수혁의 눈빛이 깊어 졌다. 그는 다정한 눈으로 서윤아를 바라봤다. “네가 나보다 더 잘 아는 것 같은데?” 여자 마음은 여자가 더 잘 안다고, 서윤아의 눈에는 고민지의 질투와 짜증이 빤히 보였다. 고수혁은 고민지 얘기는 더 하고 싶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말을 돌렸다. “뭐 사 왔어?” 서윤아는 대답 대신 포장을 풀었다. 군침 돌게 하는 냄새가 병실에 퍼졌다. 그에 고수혁이 말했다. “만둣국이네?” 냄새만으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