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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장

목을 조르는 손은 힘이 들어갔지만 힘을 세게 주지는 않았다. 그녀가 도망치지 못할 정도로 힘을 가해면서 그녀를 아프게 하지는 않았다. 백아린의 두 손가락은 박서준의 손등 위에 꽂고, 눈은 나른한 고양이처럼 가늘게 떴다. “서로 피차일반이에요.” “너!” 박서준은 주체하지 못하고 손에 힘을 가했더니, 하얀 목덜미에는 빠르게 붉은 자국이 흉칙하게 나타냈다. “우린 달라…” 똑똑똑! 김 집사의 공경한 목소리가 서재 입구에서 울려 퍼졌다. “서준 도련님, 작은 사모님, 어르신께서 두 분더러 내려가서 식사하시라고 합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얘기가 있으면, 식사를 마치고 시간이 많이 남아있으니 어른들을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마십시오.” 박서준은 고개를 돌리지 않았고, 두 사람은 굳은 분위기 속에서 서로 지지 않은 채 대립하고 있었다. 1초, 2초… “서준 도련님?” “알았어!” 문 뒤의 차가운 남자의 목소리에는 평소보다 조금 더 무겁게 들려왔다. “10분 뒤에 내려갈게.” 김집사의 검은 구두가 나무 계단을 밟으면서 익숙한 ‘다닥다닥’소리를 내자, 박서준은 그제야 비로소 백아린의 목을 조르던 손을 떼고 몸을 일으켰다. 거의 순식간에 그의 눈빛은 평소의 가장 냉랭한 모습을 되찾았고, 풀어헤친 소매의 단추를 치우면서 온몸에서는 가까이하지 말라는 차가운 분위기를 풍겼다. 마치 조금 전 실수하는 것은 다른 인격인 것 같았다. 백아린은 바로 앉아서 하의 치맛자락을 잡아당기면서 책상에서 내려왔다. 고개를 들어 박서준을 쳐다봤을 때는 아직 몸을 제대로 서 있지 못했다. “뭐가 다르다는 거야?” 그녀는 서서히 몸을 바로하고 목소리에는 나른한 조롱이 배어 있었다. “너 서준 도련님은 남달라서 불륜을 저질러도 승은을 내린다고 하는 건가?” 서재에 들어온 후부터 박서준은 말에서 이겨본 적이 없었다. 그는 드디어 자기의 온순해 보이는 와이프, 아니, 이제는 반쪽 전처라고 부르는 게 좀 더 적합한 사람이 3년 동안 평화롭게 지내는 것은, 아마도 그녀가 가여운 척하며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는 에리를 정리하고 냉소했다. “상관없어, 난 내 전와이프의 감정사에 흥취없어.” 박서준은 아무도 모르게 고개를 옆으로 돌려 옆에 서 있는 여자를 힐끗 쳐다보고는, 재빨리 정면을 바라보며 그저 각진 옆모습만 남겼다. “다음주에 법원 가서 이혼 절차를 진행할 것이니 그때 가서 더 이상 허튼 수작 부리지 않길 바래.” 말을 마치고 더는 백아린을 쳐다보지 않고 발걸음을 옮겨 문으로 향했다. 백아린은 어깨를 으쓱이며, 박서준이 이혼 문제에서 여전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점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상관없어. 이혼하고 보상도 받을 판에 그녀는 평범한데 근거없는 자신감 넘치는 남자의 몇 마디 발언을 더 듣는 것에 개의치 않았다. 3년이나 들었는데, 돈 받아야지. 백아린은 한 발 늦게 방문에서 나오더니, 박서준이 계단에 서서 눈썹을 찌푸리고 휴대전화에서 받은 메시지에 대해 답장을 보내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녀는 여태까지 박서준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것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스쳐 지나갈 때에 무심코 몇 마디를 엿보았다. [대표님, 저쪽에서 나서서 직접 그분과 만나보시라고 할까요?] 박서준의 답장이 채 끝나지가 않아서 어렴풋이 한 줄의 글을 볼 수밖에 없었다. [아니, 위치 찾아내…] 백아린의 쏟아지는 시선을 의식한 박서준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어 백아린을 향해 경고의 눈빛을 보냈더니, 곧바로 상대방은 그를 향해 심하게 눈을 희번덕거렸다. 백아린을 그의 옆을 지나면서 먼저 계단을 내려갔다. 관두자, 그녀는 박서준의 원나잇하는 것을 마치 왕비를 같택하는 듯한 사생활에 전혀 관심 없다. 아래층에 내려가자, 식탁에는 벌써 사람들이 앉아 있었고 특별히 그들 둘을 위해 옆에 붙어 있는 두 자리를 남겨 두었다. 마침 한 개는 권은비와 붙어있었고 다른 한 개는 식탁의 가장 구석에 자리하고 있었다. 왜서 이렇게 배정했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뻔하다. 권은비는 방금 백아린과 박서준이 함께 내려오는 것을 본 불쾌함을 숨기고는 바로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박서준을 바라보았다. “서준 씨, 왜 이렇게 늦었어, 다들 오래 기다렸어!” 그녀는 한편으로는 박서준을 향해 얄궂은 애교를 부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옆에 놓인 빈자리를 향해 편히 기대면서 마치 박서준이 앉기만 하면, 곧바로 연약하게 그의 품에 기댈 수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 그리고는 권은비의 애틋하고 열정이 넘치는 눈빛 속에-- 백아린은 그녀의 옆의 빈 자리를 앉았다. 심지어 앉을 때 예의 있게 고래를 돌려 권은비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실례지만, 당신의 손 좀 치워주세요, 제 자리를 차지했어요.” 권은비는 온몸이 얼어붙은 듯했고, 얼굴에 있던 달콤한 미소는 마치 누군가에 의해 뺨을 맞은 것처럼 같았고, 그녀의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상황 때문에 그 자리에서 화를 낼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어금니를 꽉 깨물고 거짓웃음을 지으면서 일깨웠다. “백아린 씨, 좌석을 잘못 알고 계시는 거 아닌가요? 당신의 자리는 옆자리인 것 같은데, 여기는 서준 씨의 자리에요.” 백아린은 표정이 하나도 변하지 않고 곧장 사절했다. “왜서죠, 위에 박서준의 이름이라도 적혀 있나요. 아니면 이 의자의 DNA 가 박서준과 99% 일치하는 건가요?” 권은비는 이 말에 말문이 막혀서 당황하기도 하고 화나기도 했다. 얼굴이 약간 붉게 달아올랐다. 어쩔 수 없이 백아린의 뒤에 있는 박서준에게 도움의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상대편은 전혀 동요하지 않고, 시선은 오히려 백아린에게만 집중되어 있었다. 마치 그녀가 모든 주의를 끌어 모았던 것처럼 보였다. 오히려 맞은편의 박나정이 보다 못해 참을 수가 없어서 입을 열어 정의를 주장했다. “백아린, 너 예절을 알아 몰라. 서준이는 네 남편이자 우리 집안의 남자인데, 어떻게 그를 구석에 앉힐 수 있어?” “넌 구석 자리는 항상 집안에서 제일 어리고, 지위가 가장 낮은 사람만이 않을 수 있다는 거 몰라?” 백아린은 손가락을 들어서 박나정의 옆에 앉은 남자아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차례를 따지면 얘가 제일 어린 데, 왜 구석에 안 앉히는 거야?” 남자아이는 다섯, 여섯 살 정도로 보이고, 이 아이는 박나정이 해외에서 황당한 결혼을 하고 남긴 아이로, 박나정이 이혼하고 나서 그녀를 따라 귀국했다. 큰 어머니 식구들에 의해 응석받이로 키워졌다. 말을 듣자마자 바로 백아린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나 안 앉아! 구석 자리는 너 같은 외부 사람인 앉는 자리야. 나 이 집안의 장손이어서 앞으로 모든 돈은 다 내꺼야… 움움움!”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옆에 앉은 눈썰미 있고 동작도 빠른 박나정에 의해 입을 틀어막으면서, 무의식적으로 당황한 눈빛으로 모든 사람을 바라보면서 어색하게 해명했다. “아이가 그냥 해본 소리야, 그냥 해본 소리야!’ 옆에 있던 큰 어머니는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을 보자, 서둘러 화제를 백아린에게 돌리면서 거만해하며 꾸짖었다. “민준이는 나이가 어린이지만 그 역시 박씨 가문의 일원이야. 게다가 아직 나이가 어려서 밥 먹을 때도 옆에서 챙겨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넌 어른이 돼서 왜 구석에 앉으면 안 되는 거야, 굳이 어린아이랑 따지다니 부끄럽지도 않아!” 백아린은 듣다 나니 웃겼다. “어리다고? 6살인데 아직도 사람이 먹여야 하는 거야. 그럼 왜 데리고 나왔어, 바로 집에 돌아가서 모유나 먹이지!” 팍! 큰 어머니는 젓가락을 식탁에 내려치고 얼굴이 어두워졌다.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백아린은 엉덩이를 의자에 꽉 붙이고 등을 의자 등받이에 기댄 채 나른하게 고개를 들었다. “박서준, 밥 안 먹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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