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장
윤장천은 앞차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흥미진진하네!”
그는 뒤를 이어 액셀을 밟았고 부명산에서는 재벌 2세들의 비명들이 터져 나왔다.
“윤천이 형도 목숨을 불사하고 경기에 임하는 건가?”
산꼭대기에 다다를수록 밤이 깊어져 상향등을 켜도 길들이 잘 알리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백아린은 처음부터 속도를 줄인 적이 없었다.
차안에 앉아 운전대를 잡고 있는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창밖의 풍경들이 급격히 후퇴하도록 내버려두었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은 아마도 지옥 끝을 넘나드는 쾌감을 좋아하기 때문일 수가 있다.
그녀는 눈을 깜빡거렸더니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추억들이 재생되고 있었다.
지난 20년 동안 아마도 박씨 집안에서 있었던 몇 년이 가장 안정된 생활이었는지도 모른다.
어리석게도 그녀는 여태껏 자신의 인생을 쥐고 흔들던 하느님이 그녀를 놓아준 건 아닐까 하는 희망을 품기도 했었다.
그리고 더 멍청했던 건 박서준이 자신을 사랑해서 결혼한 걸 거라고 여기기도 했었다.
몇 개의 좁은 커브 길을 지나자 아까만 해도 건들먹거리던 재벌 2세는 뻣뻣한 몸으로 차 안에서 길을 안내하고 있었다.
“씨발...”
이건 재벌 2세의 진심 어린 탄성이었다.
그 좁은 커브 길들은 앞길이 잘 보이지 않아 윤장천은 어쩔 수 없이 속도를 늦추곤 했었다.
그러나 그들은 백아린의 속도가 단 한 번도 줄었던 적이 없는 건 물론이고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는 걸 몸소 깨닫고 있었다!
“죽으려고 작정한 모양인데 우리 제대로 미친년한테 걸려든 것 같아요...”
그와 반대로 윤장천은 백아린에 대해 점점 더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내가 여태껏 저런 여자를 만나본 적이 없거든. 만일 살아서 도착하면 레이싱 기술에 대해 긴히 이야기를 나눠볼 생각이야.”
“BMW를 몰고 이 정도의 레이싱 실력을 갖춘 사람이 우리나라에 몇 명 없거든.”
재벌 2세는 침을 꼴깍 삼키더니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문제는 제대로 미친 것 같아요. 괜히 건드렸다가 제명에 못 살아요.”
윤장천은 입꼬리를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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