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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장

“박서준! 너 머리에 뭐가 든 거야?” 백아린은 박서준을 쏘아보고 있었다. 사람 열받게 하는 재주가 있지! 박서준은 입꼬리를 치켜올렸다. “너한테서 배운 거야.” 때마침 목적지에 도착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욕이 목구멍까지 솟구친 백아린이 꾹꾹 참고 있었다. “그래! 그래! 말 섞고 싶지 않으니까 일어나기나 해!” 두 사람은 역에서 내렸고 박서준은 준수한 외모에 시골에서 갈아입은 옷으로 거리를 활보했다. 한 걸음 늦게 그의 뒤를 따르고 있는 백아린은 마치 젊고 아리따운 대학생과도 같아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게 되었다. 누리꾼들중 누군가는 몰래 사진을 찍으며 A 시로 가서 사람을 찾을 생각이었다. 기차역을 나오자 롤스로이스 자동차 앞에 서 있는 강영욱은 유난히 눈에 띄었다. 그는 박서준이 입고 있는 옷을 보고 놀라 한순간에 눈치도 사라진 듯했다. “대표님... 옷이...” 그는 해고를 당할 게 두려운 건지 하려던 말을 삼켜버렸다. 비록 머리의 붕대는 풀었으나 전위적인 옷차림으로 인해 강영욱은 말문이 막혀버린 것이다. 대표님이 이런 모습을 목격했으니 돌아가서 암살당하는 건 아닐까? 박서준은 차가운 얼굴로 그를 흘겨보았다. “무슨 문제 있어?” 박서준은 고개를 돌려 백아린에게 물었다. “데려다줘?” “아니야. 친구가 데리러 올 거야.” 강영욱 앞이라 그런지 박서준을 대하는 백아린의 태도가 약간 냉담해져 보였다. 굳이 강요할 마음이 없는 박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에 오르더니 강영욱에게 지시했다. “운전해.” 그가 떠나고 나자 백아린은 천천히 밖으로 걸어 나갔다. 서하영의 차는 기차역 근처 멀지 않은 커피숍 입구에 주차되었다. 백아린은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창문 옆에 앉아 있는 서하영이 눈에 들어왔다. 서하영도 백아린이 보이자 손을 흔들었다. “여기야. 카페모카 주문했어!” 백아린이 막 자리에 앉자 서하영이 투덜거렸다. “너도 참 나한테 메시지를 잔뜩 보내놓고 실종되기 있어?” “네가 갑자기 전화해서 신호가 있다는 걸 들킬까 봐 아예 꺼놓은 거야.” 서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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