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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장

아까는 황급히 도망을 가느라 방향을 잃었지만 지금은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했다. 백아린을 이끌고 오솔길을 따라 마을을 통하는 흙길로 접어들자 두 사람은 그제서야 잠시 멈춰 서서 숨을 돌렸다. 이쪽은 마을 끝자락으로 세워진 집들이 적으니 지나가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박서준의 손에 이끌려 백아린은 토담집 뒤로 몸을 숨겼겼다. “머리에 난 상처 좀 보자!” 박서준한테 허리를 굽히게 한 백아린은 그의 머리카락을 헤집고 상처를 살폈다. 다행히 앞이마만 살짝 다친 거라 뒤통수나 정수리는 돌에 맞지 않았었다. 그러나 돌멩이로 인해 찢어진 상처는 5센치 정도라 머리카락이 핏자국으로 물들어 뭉쳐져 있었다. 창백하기만 한 박서준은 이마를 따라 흘러내린 핏자국이 너무나도 선명한 탓인지 더욱 핏기가 없어 보였다. “상처를 소독해 줄 거니까 조금만 참아.” 백아린은 늘 가지고 다니는 작은 약상자를 가방에서 꺼내 알코올과 면봉을 들춰냈다. 그녀의 가방에 담긴 작은 약상자를 힐끗 쳐다본 박서준은 나지막이 웃음을 터뜨렸다. 백아린은 눈꼬치를 치켜올리고 그를 흘겼다. “웃어! 지금 우리가 어떤 상황인데 웃음이 나와!” 더러운 것도 마다하고 벽에 기댄 박서준은 바삐 움직이고 있는 백아린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남들이 봤으면 내가 오늘 다칠 거라는 걸 알고 네가 약상자를 가져온 줄 알겠어.” “하하.” 손에 면봉을 들고 있는 백아린은 헛웃음을 지으며 박서준의 웃음을 머금은 눈빛과 마주치게 되었다. “오늘 네가 이렇게 운이 없을 줄 알았으면 기차에서 널 따라 내리지 말걸 그랬어.” “고개 숙여!” 그 말에 고분고분 고개를 숙인 박서준은 백아린이 소독을 하게 내버려두고 있었다. “습... 기회다 싶어 복수하지 말고 살살해.” 백아린은 이를 악물고 면봉으로 그의 상처 입은 이마를 문질렀다. “내가 복수하고 싶었으면 아예 아까 그냥 돌멩이에 맞아 죽게 내버려뒀을 거야.” 박서준은 조용히 미소를 띠었다. “그렇게 잔인할 필요 있어? 내가 지금 죽어버리면 네가 이혼도 하지 못한 과부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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