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장
그녀는 담담하게 한마디 하고 뒤돌아서 가려는데 박서준은 잠자코 따라왔다.
백아린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배웅하지 않아도 된다니까.”
“문 앞까지만.”
박서준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거절할 수 없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백아린은 그와 논쟁하고 싶지 않아서 뒤돌아서 2층 계단을 내려갔다.
거실에 앉아 있던 손희진은 두 사람이 함께 내려오는 모습을 보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서준아, 엄마가 할 말이 있으니까 이리 좀 와봐.”
늘 그랬듯이, 백아린의 입가에 비아냥거리는 웃음을 자아냈다.
박서준이 그녀에게 조금이라도 가까워지려 하면, 그의 어머니는 항상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그를 불러냈다.
하지만 이제 이 모든 게 상관없었다. 어차피 이혼할 예정이었으니, 그녀는 더 이상 이 집에서 그녀의 고된 연극을 볼 필요가 없었다.
박서준은 백아린이 옆으로 다가가 손희진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먼저 이 사람을 배웅하고 오겠습니다.”
아들이 백아린을 먼저 배웅하겠다고 하자 손희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두 사람에게로 다가왔다.
“백아린, 너는 곧 서준이와 이혼 해. 그러니 내 아들과 거리를 두는 게 좋겠어.”
눈앞에 서 있는 사람을 보더니, 백아린은 조금 짜증이 났다.
“손희진 여사님, 당신 아들이 배웅하겠다고 고집한 겁니다. 저보고 거리를 두라고 하기보다는 그를 설득하세요.”
백아린은 눈 앞의 귀부인을 지나쳐 걸어가다, 돌아서서 무표정한 얼굴로 박서준에게 말했다.
“배웅하지 마세요, 박 대표님.”
손희진은 백아린의 말에 화가 나서 거의 기절할 뻔했다. 그녀는 돌아서서 박서준에게 불만을 표했다.
"저 여자를 봐라. 어디가 며느리답다는 거야? 내가 처음부터 이 결혼에 반대했는데, 너의 할머니가...”
박서준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어머니를 내려다보았다. 그가 아무리 개의치 않더라고, 이 말들은 손희진이 수없이 자기 앞에서 해왔던 말들이었다.
“집안 일을 담당하는 가정부에게 물어봤습니다. 예전에는 집안 음식도 모두 그녀가 했다고 하더군요.”
“심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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