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장
엄겨울은 30분 뒤에 운전 연습 학원에 도착했다.
택시를 타고 왔다.
거리가 가까워지자 엄겨울의 하얀 얼굴에 올라온 붉은기가 보였다. 섞여 있는 옅은 술냄새가 나와 방민아의 코를 간지럽혔다.
“잠깐 모임이 있어서.”
그는 조용히 설명을 하더니 다정하게 우리를 보며 물었다.
“오래 기다린 거 아니지?”
나는 전화에서 이미 엄겨울에게 갈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방민아에게 한 설명과 똑같았지만 엄겨울은 그래도 걱정이 되는 듯 누가 뭐라고 해도 직접 와야겟다고 했다.
그것도 술자리에서 바로 온 것이었다.
“미안하다고 해야 할 사람은 나야.”
나는 조금 몸둘 바를 몰라했다.
“모임에 방해가 된 거 아니겠지?”
엄겨울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방민아가 먼저 통쾌하게 말했다.
“언니는 너무 내외해. 겨울 오빠가 누구야, 우리의 제일 친절하고 제일 착한 과 대표잖아. 겨울 오빠는 매일같이 찾아주길 바랄 걸.”
“그만해.”
방민아는 어깨를 으쓱했다.
“아이고, 아빠가 얼른 밥 먹으러 오라고 하네. 어차피 오빠도 왔으니까 진아 언니 운전 연습은 오빠한테 맡길게.”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빠르게 우리의 시야 속에서 사라졌다.
엄겨울이 설명했다.
“방민아의 아빠는 여지 간판 코치거든.”
나는 번뜩 깨달았다.
하긴, 일반인이면 이렇게 큰 연습 장소를 빌릴 수 있을 리 없었다.
“네 얘기해 봐.”
엄겨울은 다시 화제를 나에게로 돌렸다.
“진아야, 내일밤 파티에 Stack도 참석할 거야. Stack 회사에서 국내 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어서 특별히 회사의 책임자와 함께 참관하러 올 거라 이건 흔치 않은 기회야.”
원래 이미 꺼져버린 희망이 엄겨울의 말 몇 마디에 다시 타오르고 있었다.
내가 아무런 말이 없자 엄겨울이 다시 물었다.
“너 계속 그 사람 존경했잖아? 한 번 만나고 싶지 않아?”
나는 조금 의아해져 물었다.
“어떻게 알았어?”
엄겨울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아는 건 그게 다가 아니야.”
나는 별안간 더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그때 엄겨울의 의미심장한 말이 다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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