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2장
나는 순간 캐서린의 단호한 말투에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렀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말에서 약간의 민감한 점을 포착했다. 주한준이 정신과 의사를 찾아간 적이 있다는 것이었다.
“주 대표님이 정신과 의사를 찾아간 것이 언제입니까?”
“항상요.”
캐서린은 망설임 없이 입을 열었다.
“말로는 잠을 잘 못 잔다고 했는데 제가 보기엔 그리움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그 말에 나는 민망해하며 애써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런 내 모습에 캐서린은 다급히 해명했다.
“남진아 씨는 모를 수도 있겠지만, 주한준이 처음 케임브리지에 왔을 때…”
“무슨 얘기를 그렇게 신나게 해?”
잭 류는 옆으로 와서 캐서린의 어깨에 한 손을 얹으며 신사적으로 물었다.
“아내 분과 대학 시절의 에피소드를 얘기하고 있었습니다.”
“남진아 씨 스피킹 실력이 아주 뛰어나네요? 이런 시골 사투리를 다 알아듣고 말이에요.”
그 말에 캐서린은 두 눈을 부릅뜨고 잭 류를 바라보았다.
“이게 바로 인연이라는 거예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모님은 워낙 유머러스해서 오늘 처음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오래된 친구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당신에게 새로운 친구가 생겨서 기뻐요.”
잭 류는 캐서린을 부드럽게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우린 이제 다른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러 가야 합니다.”
캐서린은 나에게 가볍게 눈짓을 한 후 잭 류를 따라 사람들을 만나러 갔다. 나는 한눈에 두 사람이 서로 뜨겁게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잠시 후, 오영은은 나한테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좋은 소식 하나 알려줄게. 잭 류가 내일 아침 스토리텔링의 관련 자료를 가지고 사무실로 오라고 했어. 진아야, 어쩌면 협력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도 몰라.”
그 말에 내 가슴을 꾹 짓누르고 있었던 팽팽한 긴장의 끈이 겨우 풀렸다. 이어서 오영은의 말이 다시 한번 들려왔다.
“주한준한테 이런 인맥이 있는 줄 알았다면 여준혁같은 그 살찐 돼지와 협력할 필요가 없었는데… 그나저나 주한준은 이번에는 좀 양심이 있는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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