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장
주한준은 임지아와 함께 있었다.
사실 조금 전 재벌 2세들이 주한준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았을 때부터 나는 조금 불안한 마음이 들었었다.
어쨌든 경안시의 상류층에서 같은 투자권에 있는 사람들이 한데 어울리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었다. 하지만 오늘, 하필 이렇게 마주칠 줄이야. 그것도 내가 그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을 때 말이다.
나는 조금 민망했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새로운 투자를 유치하는 것에 대해 이미 주한준과 얘기가 끝난 상태였었다. 이런 생각에 내 마음은 빠르게 안정되었다.
하지만 이런 안정은 주한준이 술 한 잔을 들고 내 옆으로 다가올 때 약간의 균열이 생겨버렸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 그는 내내 담담한 표정을 하고 있었는데 그의 얼굴에서는 그 어떤 감정 변화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의 몸에서 나는 특유의 비누 향기가 앞다투어 내 코를 파고들었다.
나는 불안한 마음으로 술잔을 꾹 쥐고, 오영은에게 무언의 눈빛을 보냈다.
잠시 후, 주한준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남 팀장님께서 한 번 얘기해주시죠. 제가 왜 투자자로서 불합격인 겁니까?”
그는 낮은 목소리에, 말투도 부드럽고 온화한 편이었다. 다만 나를 보는 그의 눈빛에는 약간의 비웃음이 섞여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의 눈치를 보며 더 이상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재벌 2세들은 하나같이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떠들썩했던 분위기는 갑자기 천천히 가라앉았다.
순간, 모든 시선이 나한테 쏠렸다. 그리고 심한 압박이 나를 짓눌렀다.
주한준은 내가 사람들 앞에서 난처해지는 모습을 보고 싶었을 것이다.
나는 손바닥을 꼬집으며, 최대한 솔직하게 말했다.
“어떤 점이 투자자로서 불합격인지 물으신다면, 제가 보기에 사장님께서는 너무 인색하신 것 같습니다.”
나의 이 말에, 주한준은 얼굴을 찌푸렸다.
한편,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웃음을 꾹 참으며 주한준의 반응을 살폈다.
주한준은 와인잔을 휙휙 저으며 물었다.
“적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나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주한준이 임지아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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