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6장
나는 헛기침을 하고 점점 가까워지는 현진원을 바라보며 한마디했다.
“그럼 저 사람은 네가 자신의 전 조카며느리라는 사실을 알아?”
“현씨 어르신은 총 네 명의 아내를 얻었어. 저 남자는 현씨 어르신의 여섯 번째 자식이지. 늦둥이야.”
오영은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올해 막 성인이 되어서 현시우와는 몇 번밖에 만난적이 없어.”
그 말에 나는 억지로 웃음을 짜내어 현진원에게 인사를 했다.
“정말 우연이네요?”
“어? 오영은 씨 아니에요?”
그때, 송봉현의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아이고, 오늘 정말 아름답네요. 정말 아쉬워요. 그나저나 옆에 있는 이 미녀 분은?”
나지막하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퍼졌다. 고개를 들어보니 옅은 색 양복을 입은 잘생긴 남자가 멀지 않은 곳에 서서 칵테일 한 잔을 손에 들고 고개를 약간 숙인 채 신사적이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하지만 그 눈에는 독기가 서려 있었다.
주한준과 꼭 닮은 눈매였다.
순간, 나는 이 사람이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차렸다. 그는 주씨 가문의 둘째의 외아들인 주진수였다.
나는 손톱으로 손바닥을 꼬집으며 애써 웃는 얼굴을 유지했다.
“남진아 씨?”
그때, 현진원은 조심스럽게 칵테일 한 잔을 나한테 건네주며 말했다.
“이거 식감이 좋으니 맛 좀 보세요.”
“어머, 아주 배려심이 깊네요? 현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세심한 편인가요?”
오영은이 말했다.
현진원은 오영은의 야유섞인 뜻을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예의 바르게 감사의 말을 전한 후, 갑자기 시선을 왼쪽으로 돌리며 말을 이어갔다.
“드디어 오늘 밤 주역들이 도착했네요.”
나와 오영은이 현진원의 시선을 따라가 바라보니,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맞은켠에서 우리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남자는 검은 양복을 입고 있었는데 안에는 눈에 거슬리는 꽃무늬 셔츠를 걸치고 있었다. 검은 머리는 모두 뒤로 빗어 넘겼고, 유행에 한참 뒤떨어진 병지컷을 하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사람들에게 오만방자한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그의 옆에 서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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