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3장
무대는 반원 모양이었고 한 쌍 한 쌍의 커플들이 왈츠를 추고 있었다.
현진원이 나를 끌고 무대로 들어갔을 때 나는 거의 몸이 굳어 있었고 현진원의 발을 밟을까 봐 두려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두려워할수록 실수가 잦은 법이다. 세 번째 박자에서 박자를 놓쳤을 때 나는 어색해서 시선을 돌렸는데 주한준과 눈을 마주치게 되었다.
내가 너무 많이 틀려서 주한준의 시선을 끈 듯했다. 그래서 내가 주위를 훑었을 때 주한준의 시선이랑 마주치게 된 것이다.
내가 몸치라는 걸 아는 사람이 별로 없지만 주한준은 그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눈이 마주친 순간 주한준은 자기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하긴, 지금 임지아가 주한준 앞에서 마치 나비처럼 우아하고 예쁘게 춤을 추고 있는데 어느 남자가 싫어하겠어.
나는 갑자기 화가 났다. 시합도 아니고 내 파트너도 뭐라고 안 하는데 주한준이 왜 나한테 뭐라 하는 거야.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현진원이 리듬을 타며 나한테 가까이 오더니 내 허리를 꽉 잡았다. 현진원은 키가 크고 덩치가 커서 마치 곰이랑 춤추는 착각이 들었다.
그것도 아주 귀여운 곰이랑 말이다.
"남진아 씨."
현진원은 내 감정을 느꼈는지 소심해서 말했다.
"제가 잘 못 췄나요?"
나는 되물었다.
"내가 너무 못 추지 않아요?"
"아닌데요."
현진원은 쌍꺼풀을 가진 예쁜 눈을 반달 모양으로 뜨고 웃으면서 말했다.
"제 초대에 응해주신 것만으로도 너무 감동이에요."
나는 순간 심장이 쿵 했다.
진짜 나를 좋아하는 사람은 내 결점도 장점으로 봐줄 수 있다는걸, 못한다고 비웃지 않는다는 걸 그때 알게 되었다.
"고마워요."
나는 현진원의 팔을 잡고 진지하게 말했다.
"진원 씨도 너무 잘해요."
칭찬을 받은 현진원은 순간 얼굴이 빨개지더니 귀까지 빨개지는 것이었다.
너무 티 나게 빨개져서 고객들 무리에 있던 친구들이 그걸 발견하고 우리가 오른쪽으로 턴하자 휘파람을 부는 것이었다.
현진원도 그걸 눈치채고 나한테 귀띔해 주었다.
"지금 저 놀리는 거예요, 놀라지 마세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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