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장
심화연과 나는 동시에 그를 맞이해주었다.
"이틀 있다가 온다고 하지 않았어?"
심화연이 주한준의 손에서 트렁크를 건네받으며 물었다.
"밥은 먹었어?"
예리한 눈동자가 갑자기 내 얼굴에 꽂히더니 주한준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 여자는 왜 여기 있어요?"
말투에 언짢은 기색이 잔뜩 묻어났다.
주한준은 당장 나를 쫓아낼 생각인 듯했다.
"진아는 내가 집에 초대했어."
심화연이 당당하게 말했다.
"예의를 좀 차려.”
주한준은 식탁 위의 와인을 힐끗 쳐다보더니 눈살을 더욱 찌푸렸다.
"또 술을 마셨어요?"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분명했다.
나는 태연하게 말했다.
"내가 아주머니를 모시고 좀 마셨어."
주한준은 얼굴을 잔뜩 굳힌 채 나에게 설명을 요구하는 표정이었다.
심화연이 더는 두고 볼 수 없는 듯 부드럽게 말했다.
"됐어. 업무상 조금 실수한 걸 가지고 뭘 그래?”
심화연은 나랑 주한준 사이의 불화가 일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주한준처럼 똑똑한 자가 저 말속에 숨겨진 뜻을 모를 리 없었다. 주한준은 저 한마디만 듣고도 내가 무슨 수작을 부렸는지 바로 눈치채고 코웃음쳤다.
"고자질할 줄도 알아?"
"나는...."
"진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내가 알아맞혔을 뿐이야."
심화연이 내 편을 들 듯 주한준을 노려보며 말했다.
"기왕 말이 나왔으니 이 일은 여기서 덮어.”
주한준은 그만둘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부하를 선동해 다른 사람을 헐뜯는데 혼내주지 않을 수 없죠.”
나는 바른말을 했을 뿐인데, 주한준의 눈에는 부하를 부추긴 것으로 보였던 것 같다.
나는 고개를 숙여 울컥 치민 화를 삭였다.
이때 심화연이 요점을 잡고는 말도 안 된다는 듯 말했다.
"네가 말한 다른 사람이 설마 임지아 그 여자는 아니겠지?"
주한준이 흠칫 놀랐다.
내 탓이 아니라 주한준이 실언한 거였다.
아니나 다를까, 심화연이 곧바로 훈계를 시작했다.
나는 내가 여기에 서 있는 것이 어쩐지 조금 어색한 듯 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주머니, 주 대표, 시간이 늦은 것 같으니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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