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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장

이병수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주변을 둘러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는 경비팀 이병수인데요. 지난번에 부장님 대신 주차해 드린 사람이요.” 장명원은 키만 허우대 같이 큰 경비실 직원의 얼굴을 떠올리고 거만하게 말했다. “오, 그래. 그런데 무슨 일이야?” 이병수는 낮은 웃음을 터뜨리며 그에게 말했다. “부장님과는 인연도 있고 어쩐지 정이 가더라고요. 그래서 신입 기사 따위가 아까 거짓말로 거짓말을 우롱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어요. 조 대표님은 그 기사한테 대기 지시를 내린 적이 없대요.” 장명원은 살짝 놀란 말투로 그에게 되물었다. “그걸 넌 어떻게 알았지?” 이병수가 답했다. “부장님 나가시고 그 기사가 자기 입으로 말하던데요? 제가 옆에서 들었어요.” 장명원은 너무 화가 나서 욕설을 퍼붓고 싶은 심정이었다. “알려줫 고마워. 앞으로 회사에서 힘든 일 있으면 언제든지 날 찾아.” 원하던 목적을 달성한 이병수는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감사합니다, 부장님.” 전화를 끊은 장명원은 씩씩거리며 뒤돌아서 지원팀 사무실을 향해 갔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마케팅 부장 자리에 오른 그는 애초에 지원팀 직원들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 그런데 일개 운전기사 따위가 자신을 우롱했다니, 참을 수가 없었다. ‘내 당장 이 녀석을 잘라 버려야지!’ 돌아가는 길에 그는 이 일을 인사팀에 알렸다. 이 팀장도 자신이 속았다는 얘기를 듣고 크게 분노하며 하던 일도 제치고 지원팀 휴게실로 달려갔다. 한편, 이장훈은 장해진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도 수시로 시간을 확인했다. 다섯 시면 예령이가 어린이집 하원할 시간이었다. 그는 그 전에 유치원에 도착해야 했다. 끽! 스산한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문을 걷어차서 열었다. 장명원은 씩씩거리며 휴게실로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이장훈을 손가락질하며 호통쳤다. “이장훈, 조 대표님은 너한테 대기 지시 내린 적 없다면서? 감히 나한테 거짓말을 했어?” 당황한 장해진이 다급히 일어서며 장명원을 말렸다. “장 부장님, 이장훈 씨는 입사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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