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장
조수연은 조급해하지 않고 명함을 경비직원에게 건네며 말했다.
“이 명함을 좀 왕 대표님께 전달해 주세요. 명함을 보시면 생각이 바뀌실지도 몰라요. 거절만 하지 말고 명함을 자세히 보세요.”
경비직원은 미심쩍은 표정으로 명함을 불빛에 비춰보았다.
그리고 그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조 대표님, 저희도 혼날 각오하고 들어가는 거니까 만약에 거절당해도 저희를 탓하지는 마세요.”
조수연은 그 말에 빙그레 미소 지으며 감사를 표했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두분께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왕준엽의 거실.
소파에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중년 사내와 은발의 노인이 앉아 있었다.
각진 이목구비를 가진 날카로운 인상의 중년 사내가 바로 재덕그룹 대표 왕준엽이었다.
그의 맞은편에 앉은 노인은 무형의 위압감을 풍기고 있었다.
왕준엽은 공손한 말투로 노인에게 말했다.
“모든 건 어르신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분부만 하시지요.”
마윤철은 고개를 끄덕이며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지금은 평화시대고 돈은 언제든 벌 수 있어. 하지만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있지. 네 아버지 이름에 먹칠하지 마!”
왕준엽이 뭐라고 하려던 찰나, 입구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리더니 경비실 직원이 거실로 들어왔다.
“대표님….”
왕준엽은 순간 화가 치밀어서 욕부터 퍼부었다.
“꺼져! 지금 어르신 만나고 있는 거 안 보여? 아무리 급한 일이라도 내가 방해하지 말라고 했지!”
놀란 경비실 직원은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고 그대로 밖으로 도망쳐 나왔다.
정원까지 달려 나온 그는 긴 한숨을 내쉬고는 대문 밖으로 나가 명함을 조수연에게 도로 건넸다.
“돌아가세요.”
조수연은 약간 실망한 표정으로 명함을 받으며 물었다.
“명함을 봤는데도 저를 안 만나주신다고 하던가요?”
경비 직원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대표님은 명함을 보려고 하지도 않으셨어요. 저는 들어가자마자 욕만 먹고 쫓겨났거든요.”
조수연은 그 말을 듣고 미안한 마음에 연신 그 직원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이대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아쉬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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