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장
“이장훈 정체만 폭로하면 모두가 널 지지할 거야. 우리랑 손을 잡은 사람들은 무조건 널 선택하게 되어 있어!”
조인환은 기대에 찬 얼굴로 물었다.
“그럼 언제가 좋을까요?”
조명호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마 며칠 후면 네 작은어머니 생일파티가 있을 거야. 그때가 되면 많은 손님들이 모이겠지. 거기에는 협력사 관계자들도 포함될 것이고. 사람들 앞에서 이장훈의 정체를 터뜨리는 거야. 그러면 무조건 수연이를 그 자리에서 끌어내릴 수 있어.”
조인환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었다.
“알았어요. 아버지 말대로 해요!”
똑똑!
이때 서재 밖에서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이사님, 수연 아가씨가 남자친구랑 인사차 왔대요.”
조명호는 아들을 향해 눈을 찡긋했다.
“안 그래도 부를 생각이었는데 제 발로 찾아왔네.”
그 시각, 거실.
이장훈은 집안 풍경을 두리번거리며 관찰했다.
복고풍에 원목을 메인으로 한 인테리어였다.
조수연은 이 집에 들어왔을 때부터 인상을 피지 못하고 있었다.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모습에 이장훈은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곧 그의 여자가 될 텐데 남자로서 어떻게든 위로가 돼주고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었다.
그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위로를 건넸다.
“걱정 말아요. 내가 있잖아요.”
하지만 조수연의 인상은 펴지지 않았다.
“장훈 씨는 의사라서 재벌 집안 싸움이 얼마나 무서운지 몰라요.”
이장훈은 여전히 얼굴에 웃음을 띠고 말했다.
“의사가 왜요? 내가 있는 한, 아무도 수연 씨 괴롭히지 못해요.”
하지만 조수연의 안색은 점점 더 안 좋게 변해갔다. 이장훈은 단지 의술이 뛰어난 의사일 뿐이다.
치열한 후계자 싸움에서 그가 도와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근처에서 발걸음소리가 들리더니 조명호와 조인환이 계단을 내려왔다.
조수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건넸다.
“갑자기 찾아와서 죄송해요, 큰아버지.”
이장훈도 그녀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섰다. 조수연의 바짝 긴장한 말투로 보아 두 집안의 사이가 그리 좋지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쩌면 남보다도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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