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화
"내 주먹맛 한 번 더 보고 싶은가 봐?" 안소희가 나영재를 보며 물었다.
그 말을 들은 나영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긴장이 풀린 덕분인지 아니면 방안의 그 불빛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는 눈앞의 안소희가 무척 고팠다. 결국 나영재가 참지 못하고 그녀 가까이 다가갔다.
반년 전, 침대를 각자 쓰기 시작한 뒤로 두 사란은 한 번도 한께 잔 적이 없었다.
서로의 인생 얘기를 털어놓을 기회는 더더욱 없었다.
나영재가 안소희 가까이 다가갈수록 무형의 기운이 그녀를 감쌌다.
그 기운을 느낀 안소희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이런 분위기가 싫었다.
"나 좀 바빠." 안소희가 나영재를 보며 말했다.
"기천성이 왜 너를 나한테 선물해 줬는지 모른다고 할 거 아니지? 내가 지금 너를 보낼 것 같아?" 나영재의 눈빛이 위험해졌고 덩달아 숨소리도 무거워졌다.
"나랑 자고 싶다는 거야?"
안소희 가까이 다가갈수록 코를 파고드는 깨끗한 향기에 나영재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
그 대답에 안소희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녀가 그런 나영재를 무시하려던 찰나,
나영재가 갑자기 그녀를 안아 들더니 침대 위에 눕혔다.
"나영재..."
"입 다물어." 나영재의 거대한 몸이 그녀의 몸을 짓눌렀고 그가 그녀를 자신의 팔 안에 가두었다.
두 사람의 코끝이 닿을 정도로 가까운 위치에서
안소희는 점점 뜨거워지는 나영재의 몸을 느낄 수 있었다. 그와 결혼하고 1년 반 정도 옆을 지킨 사람으로서 그녀는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그가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었다.
"너 요즘 말 진짜 안 들어, 알아?" 나영재가 입을 열자 그의 뜨거운 숨이 안소희의 뺨 위로 내려앉았다. "내가 정말 몇 번이나 너를 집으로 데리고 가서 혼내주고 싶었어."
안소희는 그 말을 듣고도 아무 대답 없이 나영재를 바라보기만 했다.
나영재는 새빨간 그녀의 입술을 보더니 침을 꿀꺽 삼켰다. 몸은 점점 뜨거워졌고 시선은 점점 더 흐리멍덩해졌다.
그리고 나영재가 안소희에게 입을 맞추려던 찰나, 그녀가 그를 피했다.
"왜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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