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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성진영은 더 이상 아무 말도 못 하고 얌전하게 운전하기 시작했다. 나영재가 두 번이나 강조하고 나서야 성진영은 그의 요구를 다른 이들에게 전달했다. 공항에 도착한 뒤, 성진영이 티켓을 들고 귀띔했다. "사장님, 정말 서울 떠날 생각이세요?" 그 말을 들은 나영재가 미간을 찌푸렸다. 성진영이 조금 성가시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사장님께서 전달해 달라고 한 말, 사실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사모님께서 사장님 미움을 샀다고 생각할 거예요. 사장님도 서울에 안 계신데 그 사람들이 사모님을 궁지로 몰아넣으면 어쩌려고요." 성진영은 나영재가 자신의 마음을 알 수 있게 하기 위해 애썼다. 그 말을 들은 나영재가 멈칫했다. 성진영은 그런 나영재를 보곤 계속 진지하게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이 바닥이 어떤지 사장님께서 더 잘 알고 계시잖아요, 사장님께서 사모님이랑 맞서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사람들도 따라서 사모님과 맞설 거예요." "시간이 길어지면 사모님께서..." 말을 하던 성진영이 진지한 얼굴로 갑자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성진영의 말을 듣고 있던 나영재의 미간 사이로 심각함이 스쳐 지나갔지만 금방 사라졌다. "그렇게 걱정되면 네가 데리고 가서 살지 그래." 성진영은 그 말을 듣고 할 말을 잃었다. 저렇게 말을 하니 친구가 없지. "그리고 안소희 이미 나랑 이혼을 신청한 사람이야, 이혼 서류를 받고 나면 사모님이라는 말 듣고 싶지 않아." 나영재가 온기라곤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사장님." 성진영이 얼른 대답했다. 나영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눈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하지만 다음 순간, 나영재가 손에 들고 있던 것들을 성진영에게 주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슈트 바지는 기다란 그의 두 다리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사장님,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성진영이 손에 있는 물건들을 보며 물었다. "네가 말 안 했으면 까먹을 뻔했네, 오늘 점심에 그 사람들 안소희가 나랑 나온 거 다 본 거잖아." 나영재가 옷매무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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