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화
나영재는 안소희가 안연희의 경호원으로 일했었다는 사실을 이미 잊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가냘프고 무슨 일이든 자신이 대신 해결해 줘야 하는 안소희만 남았다.
만약 기천성이 안소희에게 손을 댄다면 나영재는 그의 몸통을 잘라 개에게 먹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장님."
"발로 차서 열어!"
"시도해 봤는데 안 됩니다." 경호원들이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 말을 들은 나영재가 두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러더니 있는 힘껏 문을 향해 발길질을 날렸다.
"쿵!"
문이 요란스러운 소리를 내며
문틀이 따라서 진동했다.
성진영은 옆에서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나영재는 안소희를 사랑하고 있었지만 정작 자신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는 듯했기 때문이었다.
말로는 허가윤을 좋아하고 있다고 했지만 매번 그녀에게서 문자가 올 때마다 성진영이 대신 처리하게 하고 안소희와의 약속을 핑계로 내세우곤 했다.
말로는 안소희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안소희와 연관이 있는 일이라면 어떻게 해서든 알아내고 그녀에게 위험이 닥치면 그 누구보다도 걱정했다.
역시 사람은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깨닫는 법인 것 같았다.
"쿵!"
나영재가 다시 한번 문을 향해 발길질을 했다.
그리고 드디어 문이 열렸다.
나영재가 긴 다리를 휘적여 룸의 거실을 지나쳐 방으로 들어섰지만 걱정했던 장면은 나타나지 않았다. 안에는 담담해 보이는 안소희와 물에 푹 젖은 기천성이 있었다.
안소희에게 아무 문제도 없는 것을 확인한 나영재는 한시름 놓았다. 덩달아 긴장했던 몸도 힘이 풀렸다.
그리고 그는 그제야 안연희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안소희가 예전에 그녀의 경호원이었다는 그 말.
"나... 나 사장님..." 기천성의 손을 묶고 있던 것들은 모두 풀려있었다. 기천성은 나영재를 보더니 더욱 긴장했다.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그는 그 후과를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꺼져!" 나영재가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
그러자 기천성이 얼굴에 묻은 물을 훔치더니 빠르게 룸을 빠져나갔다.
안소희는 그런 기천성의 뒷모습을 보며 경고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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