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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장

“거절할게요.” 안소희가 내뱉었다. 나영우도 같은 말을 했다. “저도 거절할게요.” 허가윤은 눈을 붉히며 나영재에게 모든 희망을 걸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나영재도 예전처럼 그녀를 배려하지 않았다. 만약 오늘 안소희와 함께 있는 사람이 서도훈이라면 그는 정말 어느 정도 믿었을 것이다. 서도훈의 얼굴이라면 안소희 마음에 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안소희를 오해하고 그녀와 한바탕 말다툼 할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받아들일 거예요?” 허가윤도 나영재의 뜻을 알아차리고 먼저 안소희에게 물었다. “시키는대로 할게요.” 안소희는 두 사람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지금 이 순간부터 다시는 나영재 눈 앞에 나타나지 마요. 그러면 용서해줄게요.” “그건...” 허가윤은 입술을 깨물었다. “왜요, 못하겠어요?” “그럼 나영재의 뺨을 때리세요.” 안소희는 자신의 요구를 말했다. “때리면 용서해줄게요.” 허가윤은 이불 속에 감춰진 손을 꽉 쥐고, 어두운 눈 속에는 안소희에 대한 증오로 가득했다. 하지만 그런데도 불쌍한 척 연기는 계속 해야 했다. “안소희 씨, 이건 제 잘못이지 영재랑 상관없어요...” “알고 있어요.” 안소희의 의도는 명확했다. 대놓고 결과를 보자는 것이었다. “자신이 불러온 여자들을 잘 관리하라는 의미에서 뺨을 때리라는 거예요.” "......" 나영우는 눈썹을 가볍게 씰룩거렸다. 허가윤은 입술을 깨물며 억울함이 극에 달한 듯 눈시울이 점점 더 불거졌다. “짝!” 그녀가 힘껏 자신의 뺨을 한 대 때리자 하얀 얼굴에 순간 다섯 개의 선홍색 손가락 자국이 나타났다. 그녀는 어떻게 해야 나영재가 그녀를 용서할 수 있는지, 그리고 안소희를 싫어하게 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뭐 하는 거야!” 나영재는 눈동자를 움츠렸다. “나의 일시적인 충동과 이기적인 욕심 때문에 나타난 문제야.” 허가윤은 자책했다. “널 때리는 건 못 해. 널 떠나는 것도 할 수 없어. 그러니 내가 스스로에게 벌을 줘야 안소희 씨의 화가 풀릴 것 같아.” 그녀는 나영재에게 나영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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