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장
“더 과분한 일이 뭔데?”나영재의 목소리가 이렇게 어두웠던 적이 없다. 검은 눈동자에 억누를 수 없는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허가윤은 병상에 반쯤 기댄 채 링거 바늘을 꽂은 손을 약간 조였다.“나영우 씨가 안소희 씨의 옷 속에 손을 넣었어.”
“대박!”
나영우의 말이 툭 튀어나왔다.
안소희는 그를 바라보았다.
분명히 화가 났던 기분이 그의 말 때문에 순간 홀가분해졌고 좀 흥미진진해지는 것 같기도 했다.
“형수님과 직접 차 안에서 애를 만들었다고 하지 그래요?” 나영우는 되받아치는 능력이 대단했다. “이렇게 거짓말을 하는 능력은 또 처음 보네.”
“나영우!” 나영재가 차갑게 한 번 외쳤다.
나영우는 입술을 깨물고 웃으며 안소희의 반응을 보며 한마디 했다. “왜, 이걸 믿어?”
나영재는 할 말이 없었다.
그가 안소희를 보호하는 장면을 보고 있자니 왠지 가슴이 답답해졌다.
“영재야, 저 두 사람도 그냥 잠시 사랑에 눈이 멀어서 그런 걸 거야.” 허가윤은 나영재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말했는데 예쁜 두 눈에 걱정으로 가득했다. “안소희 씨는 아마 너랑 나 사이의 일 때문에 화가 나서 그랬을 거야.”
“안소희 씨를 탓하지 마.” 허가윤이 한마디 덧붙였다.
안소희와 나영우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그대로 서서 나영재의 반응과 대답을 기다렸다.
나영재는 양옆에 드리운 손으로 주먹을 꽉 쥐더니 마침내 낮은 소리로 물었다. “정말 본 게 확실해?”
“확실해.” 허가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영재가 다시 물었다. “잘못 본 거 아니야?”
“아니야.”
허가윤이 대답한 후 나영재는 오랫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세 사람 모두 그의 생각을 헤아릴 수 없었다.
“형, 어차피 형수님이랑 이혼하고 이 사람하고 같이 있을 거면 우리 함께 있게 해줘.”나영우는 불난 집에 부채질하듯 말했다. “난 분명 형보다 형수님에게 더 잘할 것이고, 할아버지도 반대하지 않을 거야.”
“닥쳐!” 나영재는 온몸에 한기가 돌았다.
허가윤은 마음이 좀 놓였다.
나영우 이 바보가 스스로 인정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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