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장
하지훈은 코웃음쳤다.
“김칫국 마시지 마. 어쨌든 넌 내 애인인데 차도 없이 다니면 내가 너무 인색한 사람 같아 보이잖아.”
나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훈이 인색한 사람이라면 이 세상에 후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는 몰래 하지훈을 쳐다보며 다시 한번 그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내가 너무 티가 나게 웃은 것인지 하지훈은 나를 흘겨보며 차갑게 말했다.
“밥 먹고 설거지해.”
“알았어.”
하지훈은 오늘도 닭볶음탕을 만들었고 나는 순식간에 식욕이 돌았다.
문득 그가 만든 아침밥이 동료들의 칭찬을 받았던 일이 떠올라 나는 참지 못하고 하지훈에게 이야기했다.
“지훈아, 넌 요리 솜씨가 정말 좋은 것 같아. 오늘 네가 만든 아침밥을 회사에 가져갔더니 다들 너무 맛있다면서 경쟁하듯이 먹더라니까. 그리고 우리 대표님도 드셨는데 네가 만든 아침밥이 너무 맛있다면서 어디서 배운 거냐고....”
신이 나서 말을 하고 있던 나는 하지훈의 표정이 어두워진 것을 보고 말을 멈추었다.
나는 단지 하지훈의 요리 솜씨를 칭찬해 주고 싶어서 한 말인데 하지훈은 왜 또 화가 난 것인지 몰랐다.
결국 나는 입술을 꾹 물고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밥을 먹었다.
하지훈은 변덕스러운 날씨처럼 기분이 오락가락해 대화 상대로 적합하지 않았다.
잠시 침묵하던 하지훈은 갑자기 어두운 안색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네가 말하는 대표라는 사람 하석훈이지?”
나는 하지훈이 왜 계속 우리 회사와 하석훈을 연관 짓는 것인지 몰라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향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아니야. 우리 회사는 하석훈과 아무런 관계도 없어.”
“그렇지만 지난번에 네가 말한 주소는...”
나는 웃으며 대꾸했다.
“주변에 회사가 얼마나 많은데. 아예 그 주위에 있는 회사 대표가 전부 하석훈이라 말하지 그래?”
하지훈은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나를 주시하더니 무겁게 입을 열었다.
“나한테 거짓말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나는 어이가 없어 하지훈을 쳐다보았다.
“내가 이런 일로 너를 속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