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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장

고청하를 떠올리니 좋았던 기분이 한순간에 감쪽같이 사라졌다. 비록 나와 고청하는 개인적인 원한도 없고 그녀를 미워할 이유도 없지만 그냥 좋은 감정이 들지 않았다. 나는 고청하가 짜증 났다. 나는 마당에 우두커니 서서 안으로 들어갈지 말지 머뭇거렸다. 이 별장은 이제 하지훈의 소유이니 고청하가 이곳에 오면 그녀는 별장의 안주인이고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리고 하지훈도 고청하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을 것이고 괜히 그녀가 나와 마주쳐 우리 두 사람 사이의 배덕한 관계를 들키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나는 지금 별장 안으로 절대 들어가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고청하에게 우리 두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많은 생각 끝에 나는 조용히 자리를 떠나려 했다. 내가 몸을 돌린 것과 동시에 하지훈이 갑자기 현관문에 나타나 서늘한 어조로 말했다. “안 들어오고 거기 서서 뭐해?” “그렇지만...”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지훈은 뒤돌아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입술을 꾹 물고 하지훈을 따라 별장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하지훈이 들어오라고 한 것이니 나중에 고청하가 상처를 입어도 그건 하지훈의 탓이다. 별장 안으로 들어가자 아주 조용했다. 주방으로 들어간 하지훈은 얼마 지나지 않아 손에 음식를 들고 주방에서 나왔다. 나는 식탁으로 걸어가 하지훈이 요리를 들고나오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하지훈은 그릇에 밥을 담고 식탁에 앉아 나를 바라보았다. “가서 손 씻고 밥 먹어야지. 왜 서서 멍 때리고 있어?” “어? 어...” 나는 재빨리 손을 씻고 식탁으로 돌아오며 집안을 자세히 살펴봤지만 고청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고청하 씨는 위층에서 쉬고 있나?’ 나는 식탁 앞에 앉으며 하지훈에게 물었다. “고청하 씨한테 내려와서 밥 먹으라고 안 해도 돼?” 내 질문에 하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힘껏 나를 노려봤다. 차가운 하지훈의 눈빛에 나는 영문을 몰라 그를 쳐다보았다. “왜? 내가 뭘 잘못 말했어?” “밥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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