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장
“왜 그래? 여기까지 와놓고 그냥 나가려는 거야? 사람들이 다 보고 있는데 지금 나가면 좀 창피하지 않겠어?”
육승현은 여우처럼 웃으며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나는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내게 쏟아지는 싸늘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긴장된 마음으로 고개를 천천히 돌리자 역시나 하지훈이 센터 자리에 앉아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이를 악물며 육승현을 향해 말했다.
“아까 하지훈이랑 같이 온 게 아니라고 하지 않았어?”
그러자 육승현은 키득거리며 말했다.
“진짜 같이 온 건 아니야. 지훈이가 먼저 와 있었을 뿐이지.”
그러더니 다시 웃으며 말했다.
“왜 그래, 아영아? 언제부터 이렇게 지훈이를 무서워했어? 옛날엔 그렇게 당당하더니?”
“우리 아영이가 무서워할 리 없잖아!”
조유라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육승현에게 쏘아붙인 후 내 손을 꽉 잡고 말했다.
“가자, 우리가 여기서 물러나면 저 사람들 더 기고만장해질 거야.”
결국 나는 어쩔 수 없이 조유라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그제야 테이블 위에 놓인 커다란 케이크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하지훈 옆에는 고청하가 공주처럼 드레스를 입고, 머리엔 왕관까지 쓰고 앉아 있었다.
고청하의 생일 파티임을 깨달은 순간 나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 와서 돌아서는 것도 이상했다. 그저 조금만 앉아 있다가 적당한 핑계를 대고 떠나는 수밖에 없었다.
“아영 씨!”
이때 고청하가 반갑게 미소를 지으며 나를 불렀다.
“생일 파티에 초대하고 싶었는데 지훈 오빠가 허락하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승현 오빠가 데려와 줘서 다행이에요.”
나는 무의식적으로 하지훈을 힐끗 바라봤다.
그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차가운 눈빛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나는 마음속으로 자조했다.
‘이 생일 파티는 하지훈이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연 것이니 당연히 나 같은 전처가 분위기를 망치는 걸 바라지 않겠지.’
나는 당장 나가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러 참고 억지로 웃으며 고청하에게 말했다.
“미안해요. 오늘 생일인 줄 몰라서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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