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9장
하지훈은 다시 옷을 입더니 다소 복잡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잠깐 가서 보고 올게.”
“응.”
나는 담담하게 대꾸했다.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은 내 모습에 하지훈은 입술을 달싹이다가 한참 뒤에야 말했다.
“청하가 그렇게 건강하지 않아서.”
말을 마친 그는 바로 밖으로 걸어 나갔다.
이불을 꽉 움켜쥔 나는 순간 속으로 끝없는 한이 솟구쳐올랐다. 도저히 누를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가 침실 문 앞까지 걸어갔을 때, 그의 뒷모습을 보며 참지 못하고 비아냥거렸다.
“아픈 척하는 것을 모르겠어? 오늘 밤도 일부러 전화했고 또 일부러 받지 않는 거잖아. 온갖 수작을 다 부리며 매번 죽을 것처럼 행동하는데 죽은 적 없잖아? 고청하가 정말 죽는다면 인정할게. 이런 여자 정말 역겨워...”
“도아영!”
하지훈이 낮은 목소리로 나를 부르더니 돌아서서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렇게 함부로 말하지 마. 모든 사람이 너처럼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지는 않아. 청하는 병에 걸렸어. 네가 상상도 못 하는 병이야.”
“하, 내가 건강한 게 내 잘못인 것처럼 말하네. 고청하가 그런 몸으로 태어난 것도 다 고청하의 업보야.”
“그만해!”
하지훈은 진짜로 화가 난 듯 미간에 악기가 어렴풋이 피어올랐다.
방금 어둠 속에서 보여줬던 온화한 모습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나는 피식 웃었다.
역시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 부드러움? 욕정? 모두 내가 원하는 거였다.
진짜 우습다. 남자가 맑은 욕망 때문에 가끔 보여 주는 침대 위의 부드러움을 진짜로 여기다니!
하지훈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돌아서서 밖으로 나갔다.
나는 원망스러운 마음에 입술을 꽉 깨물며 그를 향해 차갑게 말했다.
“오늘 밤 이 문을 나가면 다시는 나한테 아이 낳자는 얘기하지 마. 다른 남자의 아이를 기꺼이 낳을지언정 당신 아이는 낳지 않을 거니까!”
나는 화가 난 나머지 생각도 하지 않고 아무 말이나 내뱉었다.
이때 남자의 발걸음이 우뚝 멈추더니 뒤를 돌아 나를 노려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나는 전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