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8장
하지훈도 더 이상 벨 소리가 견디기 어려운 듯했다.
휴대전화 화면에서 뿜어내는 불빛 아래서 나는 그의 미간을 잔뜩 찌푸린 것을 보았고 얼굴에는 아직도 독기가 짙게 배어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입술을 달싹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화내지 마. 육승현한테서 온 전화인지도 모르잖아. 회사 일일지도 모르니 일단 받아.”
나는 잠시 멈칫한 뒤 한마디 덧붙였다.
“일단 전화를 받고 중요한 일이 없으면 계속하자.”
마지막 한마디가 분명 하지훈을 기쁘게 한 듯 미간에 퍼졌던 음험한 기운도 어느 정도 사라졌다.
“다음에는 꼭 꺼놓을게.”
말을 마친 그는 몸을 기울여 긴 팔을 뻗더니 침대 협탁 위에 있는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순간 나는 고청하의 이름을 봤다.
그러니까 이 전화는 고청하에서 온 것이란 말이지?
발신자 표시를 노려보던 하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받지 않은 채 전화를 끊고는 옆으로 휴대전화를 던져버렸다.
나는 깜짝 놀라 그를 쳐다보았다.
고청하의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왠지 마음이 후련했다.
잠자리에 미쳐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그 여자 때문에 나를 내버려 두지 않았다.
휴대폰 화면의 밝기가 어두워졌고 주변 모든 것이 다시 어두워졌다.
진한 애정과 깊은 욕망의 기운이 다시 솟구쳤다.
하지훈이 고청하의 전화를 끊었기 때문에, 이 순간 내 마음은 더없이 편해져 점점 더 그가 좋아졌다.
“하지훈...”
나는 다시 그의 목을 감싸고 먼저 다가가 그에게 키스했다.
하지훈은 피식 웃더니 내 뒤통수를 움켜쥐고 심하게 키스를 퍼부었다.
뜨거운 기운이 한 데 뒤엉켰고 나는 온몸에 힘이 빠진 채 그의 목을 감싸고 있었다. 만약 그의 큰 손이 내 등을 받쳐주지 않았다면 나는 침대에서 떨어졌을 것이다.
분명히 내가 주도하기로 했는데 결국 주도권은 다시 이 남자에게로 넘어갔다.
그의 난폭한 키스와 뜨거운 기운은 당장이라도 나를 삼켜버릴 것 같았다.
분위기가 점점 고조에 치달았다.
나는 괴로운 듯 그의 팔을 붙잡고 다음 단계를 간절히 원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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