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장
나는 의아하게 고개를 들어 그의 차가운 눈동자를 마주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또 무슨 일이야?”
하지훈은 눈을 가늘게 뜨고 날카로운 눈초리로 나를 보며 다가왔다.
“왜 네가 이 ‘댄스축제'에 관심이 있어 보이는 거지? 설마 너도 참가하는 건 아니겠지?”
“아니야...”
내가 얼른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하자 하지훈은 차갑게 코웃음 쳤다.
“아니어야 해. 그건 네가 참가할 수 있는 행사가 아니야.”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댄스축제일 뿐인데 내가 왜 참가할 수 없단 말인가 생각했지만 지금은 더는 물어볼 수 없다.
하지훈은 나에게 경고를 하고 나서 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그의 여신인 것 같았는데 그는 전화를 받으면서 창가로 가더니 말투가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
나는 그런 하지훈을 보면서 또 가슴이 쓰라린 것을 참을 수 없었다.
그는 지금까지 나에게 이렇게 부드러운 어조를 사용한 적이 없다.
그가 여신과 나누는 사랑의 속삭임을 듣고 싶지 않아 나는 욕실로 갔다.
욕실에서 하지훈이 여신에게 내일 태화시로 출장을 간다고 말하는 것을 어렴풋이 들었다.
그렇다면 그는 내일 그 댄스축제를 보러 갈 수 없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하고나니 마음이 완전히 놓였다.
하지훈이 여신과 통화한 뒤 여신을 찾아갈 줄 알았는데 욕실에서 나와보니 그가 아직 방에 있었다.
그는 지금 창문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며 멍하니 창밖을 보고 있는데 무슨 걱정거리가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감히 그를 방해하지 못하고 살금살금 침대로 갔다.
“이리 와!”
침대 끝까지 가자 하지훈의 담백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멍해 있다가 돌아서서 순순히 그를 향해 걸어갔다.
그의 앞에 이르자 하지훈은 긴 팔을 뻗어 내 허리를 껴안고 나를 품에 안았다.
옅은 담배 냄새가 전해 왔다.
나는 그를 지켜보았다.
나의 착각인지 모르지만 그의 눈동자에 우울함이 어렴풋이 떠 있는 것 같았다.
이 순간 그는 순순했던 하지훈으로 돌아간 것 같았고, 하지훈도 아무 말 없이 나를 가만히 바라만 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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