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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2화 절 배신하지 마요

"나도 잘못이 있어." 부시혁은 갑자기 안전벨트를 풀고 몸을 한쪽으로 돌리고 윤슬을 품에 안았다. 그는 턱을 윤슬의 어깨에 올려놓고 조금 자책하면서 우울한 목소리를 말했다. "만약 내가 어렸을 때 소성이 어머니를 배신한 걸 발견했다면, 어머니도 10년 동안이나 기다리지 않았을 거고, 절망해서 자살했을 일도 없었을 거야. 처음부터 소성이 배신했다는 걸 아셨다면 미리 그 감정에서 빠져나와 내 아버지를 받아들였을지도 모르지." 윤슬은 갑자기 씁쓸해하면서 자책하는 남자를 보며 안쓰러워서 그의 등을 다독였다. "이러지 마요. 당신 잘 못 아니에요. 그때 아직 어렸잖아요. 어떻게 그런 걸 생각하겠어요. 그러니까 당신 잘 못 아니에요. 그러니까 자책하지 마요. 어머님께서 당신을 이렇게 사랑하시는데 만약 당신이 이것 때문에 자책하고 있는 걸 보면 틀림없이 속상해하실 거예요. 당신도 그러고 싶지 않잖아요?" 부시혁은 말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묵묵히 윤슬을 꼭 끌어안으며 머리를 그녀의 어깨에 묻었다. 윤슬은 계속 그의 등을 다독이며 소리 없이 그를 위로해 주었다. 평소에 어떤 일에도 무너지지 않고 무슨 일이든 다 해낼 것처럼 세 보이지만 모든 걸 내려놓으면 그도 사실 평범한 남자였다. 보통 사람처럼 감정이 있는 평범한 남자. 그는 슬퍼할 줄도 알고 자책할 줄도 알고 미안해할 줄도 알았다. 이런 부시혁은 남의 위로가 필요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교통경찰이 와서 창문을 두드리며 여기에 차를 오래 세우지 말라고 주의를 줘서야 부시혁은 윤슬을 놓아주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QS 빌라로 돌아가는 길에 부시혁은 몹시 조용했다. 그는 앞만 바라보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QS 빌라에 도착하자 그는 차를 주차장에 세우고 옆에 있는 윤슬은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제야 다시 입을 열었다. "걱정 마. 난 절대로 소성 같은 남자가 되지 않을 거야." "네?" 안전벨트를 풀던 윤슬의 동작이 순간 멈칫했다. 그녀는 그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간 모양이었다. 부시혁은 그녀의 손을 잡고 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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