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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1화 원수의 원수는 친구

살기가 담겨있는 차가운 눈빛에 소성은 부시혁이 자기한테 겁을 주려고 한 말이 아닌 진심이란 걸 알았다. 만약 소성이 조금이라도 거짓말을 하고 그걸 부시혁이 발견한다면 부시혁은 가차 없이 소성의 숨통을 끊어버릴 것이다. 만약 젊었을 때의 소성이라면 죽음이 두렵지 않았겠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많을 걸 겪으니 점점 용기를 잃고 죽음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죽음이 무서워졌다. 특히 이런 신분으로 죽는 건 더욱 무서웠다. 죽으면 지금 그가 가지고 있던 돈, 지위, 권력을 모두 잃으니까. 그럼 소성은 더 이상 이런 삶을 누릴 수가 없을 것이다. 소성은 그걸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는 계속 소씨 가문의 주인이 되고 싶고 죽을 때까지 지금 그가 가지고 있는 모든 걸 손에 꼭 잡고 싶었다. 소성은 시선을 내리고 부시혁의 살기가 담긴 눈빛을 피했다. 왠지 이래야만 마음속에 두려움이 조금이나마 줄어드는 것 같으니까. “걱정 마. 내가 거짓말 안 한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마음 놓고 합의서를 작성하면 돼. 그때 내가 유물을 너에게 줄게.” 부시혁은 입술을 꾹 다물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오후 5시 전에 소유를 풀어줄 테니까, 단속 잘하는 게 좋을 거야. 또 한 번 내 여자를 건드리면 이렇게 쉽게 넘어가지 않을 거니까.” “걱정 마.” 소성은 고개를 들고 부시혁을 보며 억지 미소를 지었다. 목적이 이뤄지자, 부시혁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어졌다. 그는 두 손을 주머니에 놓고 병실에서 나갔다. 장 비서도 그의 뒤를 따랐다. 이때 갑자기 소성이 입을 열었다. “시혁 조카, 내가 맞은 일 아직 밖에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렇게 빨리 찾아온 걸 보니, 날 감시하고 있는 모양이야?” 소성은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음울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그러자 부시혁은 걸음을 멈추었다. 그가 멈추자, 장 비서도 멈춰 섰다. “그래서? 왜? 또 나한테 시비 걸려고?” 부시혁은 비아냥거리는 웃을 지으며 병실의 문을 보고 말했다. 그러자 소성의 두 눈이 한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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