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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0화 네 조건, 받아들이지

소성이 화내자, 이 비서는 원래 장 비서가 일부러 자길 넘어뜨린 거라고 고발하고 싶었다. 하지만 소성의 음침한 눈빛에 이 비서는 하려던 말이 목구멍에 막히고 말했다. ‘나한테 불만을 느끼신 거야? 왜?’ 이 비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화가 난 소성의 심기를 건드릴 요기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아무 말없이 장 비서를 한번 노려보고 별실에서 나갔다. 방금 말한 것처럼 이 비서는 화가 난 소성의 심기를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 이 비서가 나가자, 장 비서는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의자를 부시혁 옆에 가져놓았다. “대표님, 앉으세요.” 부시혁은 고개를 살짝 들어 올리고 천천히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아주 우아하게 다리를 꼬았다. “그쪽을 이렇게 만든 사람이 나냐고 물었지. 이제 대답할게. 아니야.” 부시혁은 음침한 얼굴로 병실 입구를 쳐다보고 있는 소성을 보며 드디어 대답했다. 그러자 소성은 부시혁을 쳐다보았다. “네가 한 짓이 아니라고? 내가 믿을 것 같아?” 소성이 냉소를 지었다. “부시혁, 하이 시에 있는 내 원수는 너 하나뿐이야. 만약 네가 아니라면 누구 짓이라는 거지?” “누구 짓인지 모르겠지만 명확하게 알려줄 순 있어. 나 아니야. 내 신분으로 만약 정말 너한테 손댄다면 대놓고 움직이겠지. 어쩌면 내가 직접 손을 쓸지도 몰라. 왜냐면 내가 널 때려도 넌 날 어떻게 할 수 없으니까. 그러니까 내가 이런 방식으로 널 골탕 먹일 필요가 없다는 거야.” 부시혁은 팔짱을 끼고 웃음거리를 쳐다보듯 소성을 보았다. 그러자 소성은 한동안 말이 나오지 않았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반박할 수 있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확실히 부시혁이 말한 것처럼, 만약 부시혁의 복수라면 이렇게 감출 필요가 없었다. 부시혁이 대놓고 소성을 건드려도 소성이 반격할 수 없으니까. 적어도 하이 시에선 소성은 꼼짝할 수도 없었다. 그렇기에 부시혁이 범인일 가능성이 낮았다. ‘부시혁이 아니라면 도대체 누구지?’ 소성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머릿속에 여러 얼굴들이 스쳐 갔지만 윤슬은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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