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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1화 화가 머리끝까지 나다

부시혁은 바보가 아니다. 어떻게 선생님의 말을 듣고 눈치채지 못할 수 있었을까, 류덕화는 윤슬의 이미지를 더럽히고 시혁과 헤어지게 하려 했다. 그러나 그가 예상하지 못한 것은 선생님이 집안을 차별한다는 사람이란 것이었다. 그렇다, 집안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건 다른 명문가 집안에나 해당되는 것이다. 부씨 집안은 다른 집안의 도움은 필요 없을뿐더러, 더욱이 정략결혼은 할 필요가 없었다. 부씨 집안은 이미 정상에 이르렀기에 국가 차원에서 부씨 집안이 더 이상 성장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평범한 집안 출신의 여자와 결혼하는 데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누구를 사랑하고 결혼하는 것은 개인적인 영역이고, 시혁은 다른 누구도 아닌 윤슬과 함께 평생을 약속했다. 그와 윤슬이 만나는 데에 있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한 누구도 그들을 반대할 자격이 없다. 그러나 류덕화는 이를 간파하지 못하고 그에게 윤슬과 헤어지고 잘 맞는 여자와 결혼하라고 말했다. 이전에 시혁은 선생님이 분명 윤슬을 마음에 들어 할 것이라 생각해 선생님께 윤슬을 소개해주려 했었다. 하지만 선생님은 윤슬에 대한 반감이 아주 컸다. 이런 상황이라면 윤슬과 선생님을 만나게 하지 않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았다. 이는 모두 윤슬이 상처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시혁은 예전부터 선생님께서 높은 집안을 따지고 고집이 센 줄은 몰랐다. 어쩌면 원래 그런 사람이었을 수도 있었다. ‘누가 됐든 나랑 슬이 사이에 끼어들 수 없어. 갈라놓을 생각은 더더욱 하면 안 돼.’ 시혁은 굳은 얼굴로 생각을 했고 그의 눈은 어두운 빛으로 반짝였다. 이때 응접실 밖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이내 발소리가 멈추더니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부 대표님.” 장용이 류덕화를 배웅한 후 다시 돌아온 것이었다. 시혁은 생각을 정리하고 고개를 들어 말했다. “들어와.” 장용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시혁은 차를 한 잔 더 부으며 말했다. “선생님은 잘 모셔다드렸나?” “네. 류덕화 어르신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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