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6장
조용한 방안에서 서정희의 딸꾹질 소리가 여느 때보다 더 크게 들렸고 서정희의 조신한 척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그녀는 난처한 얼굴로 염정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게... 내 말 좀 들어봐.”
그녀는 급한 마음에 빨리 변명하려 했고 두 사람의 분위기는 더 어색해 졌다.
서정희는 조심스레 염정훈을 바라봤다. 항상 차갑던 그의 얼굴이 오늘따라 기분 나쁜 기색은커녕 오히려 애틋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도저히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염정훈은 자신을 죽도록 미워하지 않는가? 어떻게 저렇게 애틋한 얼굴을 하고 있지?
“배고프면 많이 먹어.”
염정훈은 숟가락으로 한 숟가락 크게 떠서 그녀의 입에 넣었다.
서정희는 눈만 멀뚱멀뚱 깜빡거리며 그를 바라봤다. 설마 배고파서 트림했다고 생각하는 걸까?
분명 그에게 도시락을 전해주기 위해 왔지만 오히려 그녀가 입이 미어지게 먹고 있었다.
“배불러. 정말 배불러.”
서정희는 당장이라도 토할 것 같았다.
그녀의 말에 염정훈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렇게 말랐으면서 왜 이 정도밖에 안 먹어.”
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또 한 숟가락을 퍼서 서정희의 입안에 가득 넣었고 그녀의 두 볼은 다람쥐처럼 볼록하게 튀어 나왔다.
그때 마침 대표이사실 문이 열리며 정장을 입고 안경을 쓴 한 여자가 들어왔다.
“염 대표님, 이 서류에 결재 좀...”
문 앞에 서 있는 여비서는 자기 눈 앞에 펼쳐진 상황에 깜짝 놀랐다. 평소 잘 웃지도 않고 여자와 가까이도 하지 않던 염정훈이 서정희를 껴안고 그녀에게 밥을 먹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서정희는 입에 있던 음식을 꿀꺽 삼켰고 너무 급하게 목구멍으로 넘긴 나머지 숨이 막혀 얼굴이 빨개졌다.
“무...물.”
염정훈은 그녀에게 물을 갖다 주며 한마디 꾸짖었다.
“몇 살인데 밥도 제대로 못 삼키고 그래.”
서정희는 두 손으로 목을 잡고는 얼굴을 그의 어깨에 기대며 말했다.
“깜짝 놀라서 그렇잖아.”
그녀의 간드러진 목소리는 여전히 변함없었고 염정훈은 깃털이 가슴을 스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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