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1장
“거래?”
서정희는 의아한 눈빛으로 염정훈을 쳐다봤다.
빈털터리인 자신과 대체 무슨 거래를 하겠다는 거지?
공기가 통하지 않는 작은 공간에 갇힌 서정희는 물고기가 물을 떠난 것 같은 숨 막힘을 느꼈다. 등 뒤에는 이미 땀으로 흥건했다.
남자는 약간 허리를 굽혔다. 그러자 그의 머리에서 물방울이 떨어져 서정희의 얼굴에 닿았다. 순간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
염정훈은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 옆에 있어줘. 그러면 당신 집안과의 원한은 없던 걸로 할게.”
서정희는 뇌리속에서 옆에 있어달라는 말을 몇 번이나 되니었다. 그녀의 맑은 눈빛이 염정훈의 까만 눈동자와 마주쳤다. 그녀는 냉정하게 물었다.
“어떤 신분으로 있어달라는 말이야?”
염정훈은 잠깐 뜸을 들이고 입을 열었다.
“아내 신분 외에 모든 걸 줄 수 있어.”
그러자 서정희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지금 숨겨놓은 애인으로 있어,달라는 말이야?”
서정희의 물음에 염정훈은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는 미간을 주무르면서 설명했다.
“명분만 없을 뿐이지 예전과 다름없어.”
“예전?......”
그녀는 피식 비웃었다. 분명 굽어드는 모습을 보여야 더 나은 조건으로 염정훈과 합의를 볼 수 있지만, 그가 내놓은 조건에 너무 화가 나서 이성을 잃은 서정희는 잔뜩 부풀어오른 풍선마냥 터지기 직전이었다.
그녀는 손으로 옷장을 더듬거리다가 뭔가 만져지자 웃으면서 염정훈에게 다가갔다.
“뭐든 다 줄 수 있어?”
오랜만에 그녀의 웃는 얼굴을 보자 염정훈은 비로소 미움보다는 그녀가 웃기를 바라는 자신의 감정을 깨달았다.
서정희의 웃음에 미혹되었는지 염정훈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그래. 당신이 원한다면 뭐든지......”
서정희는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더니 귓전에 대고 속삭였다.
“내가 뭘 원하냐면......”
그녀가 자신의 결후에 입 맞출 생각하자 염정훈은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이때 서정희가 갑자기 자신이 옷장에서 잡은 넥타이 케이스로 염정훈의 머리를 냅다 내리치면서 소리쳤다.
“당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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