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4장
“아이참, 아직 모르시나 봐요. 요 이틀 간 헬기 몇 대가 이 근처를 계속 날아다녔다고 들었어요. 안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검은 옷을 입고 선글라스를 꼈어요. TV에서 봤던 것처럼요.”
옆에서 듣고 있던 지한은 마음이 좋지 않았다. 분명 염정훈이 찾아온 것이었다.
지한은 급히 옆에 있는 작은 약국에 들어가 필요한 약을 샀다. 빈이가 황급히 따라들어왔다. “한이 형, 큰일 났어요. 헬기가 이륙했는데 보아하니 우리 섬을 향해 날아가는 것 같아요.”
지한은 물건을 받아 들고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빨리 가자. 그들보다 먼저 도착해야 해.”
빈이는 머리 위의 헬기를 바라보며 우울한 표정이 되었다. “에잇, 하늘을 나는 것들이 바다에서 움직이는 것보다 빨라요. 이렇게 짧은 시간에도 이렇게나 멀리 떨어졌는데, 한이형이야 말로 빨리…”
빈이는 원래 지한을 재촉하려고 했지만, 지한이 어찌나 세게 엑셀을 밟는지 엔진에서 연기가 나는 것만 같았다.
보트가 바다 위를 건너뛰며 뱃머리에 큰 물보라가 일었지만 보트는 이미 제 전력을 다했다.
지한은 하늘의 헬기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헬기와 보트는 마치 염정훈과 그 사이의 거리를 가리키는 것만 같았다.
아무리 전력을 다해도 지한은 염정훈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지한은 반드시 서정희를 구해야 한다.
한편 섬.
민이가 서정희를 위해 담백한 죽을 끓여내왔다. 호호 불어서 서정희에게 건네주었다.
“아가씨, 식기 전에 빨리 먹어요. 아이가 있는 없든 건강이 최고예요. 먹기 싫어도 조금씩 먹어야 해요.”
“고마워요.” 서정희는 죽을 몇 모금 떠먹었다. 하지만 마음은 계속 떨렸다.
몇 입 먹기도 전에 프로펠러가 도는 소리가 들렸다. 범이도 하늘을 나는 헬기를 발견했다.
“누나, 저것 봐요. 헬기가 엄청 많아요.”
서정희는 당황한 나머지 손에 들고 있던 그릇을 떨구었다.
서정희는 문지방을 짚고 중얼거렸다. “왔어요. 그 사람이 왔어요.”
이곳에서 평온한 시간을 보낸 서정희는 언젠가는 이 날이 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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