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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장

한 여사님이 한창 지수현에게 남자를 소개해 주고 있었다. 지수현더러 그 남자의 카카오톡까지 추가하라며 열변을 토하는 여사님의 열정에 지수현이 마지못해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나중에 카카오톡 친구가 되면 그 남자에게 제대로 설명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말이다. 바로 그때 그녀의 정수리 위로 불현듯 나타난 늘씬한 손이 그녀의 핸드폰을 낚아챘다. 토끼 눈을 뜨고 위로 올려다본 지수현은 손의 주인이 허정운인 것에 미간을 찌푸렸다. “핸드폰 돌려줘.” 허정운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지수현을 내려다보며 핸드폰을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너한테 있으면 위험하니까 내가 가지고 있을게.” 허정운과 지수현이 결혼한 사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여사님들은 벙한 얼굴로 눈을 끔벅이며 허씨 가문 여사님에게 물었다. “수빈 씨,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 허씨 가문 여사님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막 설명하려는데 허정운이 먼저 입을 열었다. “할머니들, 죄송하지만 지수현 이미 결혼했어요. 제가 바로 남편이에요. 아까 저희 할머니께서 수현이한테 남자 소개해달라고 하셨던 건 저를 화나게 하려고 일부러 그러셨던 거예요. 다들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허정운의 말은 고요한 물에 돌을 던진 거나 다름없었다. 순간 허씨 가문 여사님은 모든 여사님의 따가운 시선을 한 몸에 받게 되었다. “수빈 씨, 이게 사실이에요? 아니, 전에 그런 말 한 번도 없었잖아요! 어머, 세상에! 감쪽같이 속은 거네요?!” “말도 안 돼... 정운이가 제일 늦게 장가갈 줄 알았는데 우리 손자 중에서 제일 먼저 결혼했다니요!” “수빈 씨, 정말 너무했어요. 손자며느리보고 손녀나 다름없는 아이라니! 안 되겠어요. 크게 한 턱 쏘셔야겠어요. 아니면 절대 쉽게 넘어가지 않을 거예요!” ... 여사님들의 시선이 일제히 허씨 가문 여사님에게로 집중된 것을 본 허정운은 지수현의 손을 잡고 자리를 이탈했다. 바비큐 구역을 벗어나 조용한 나무숲까지 걸어서야 허정운은 비로소 지수현의 손을 놓아주었다. “너 바보야?! 아까 할머니께서 너한테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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