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장
지수현의 담담한 표정을 보면서 허정운은 저도 모르게 전례 없는 좌절감과 초조함을 느끼게 되었다. 마치 그가 아무리 설명해도 지수현은 전혀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이런 지수현의 모습에 그는 무력감이 느껴져, 그녀와 어떻게 지내야 할지 몰랐다.
잠시 침묵하던 허정운이 자리에서 일어나 바로 방을 나갔다.
지수현은 그가 어디로 갔는지 상관하지 않았다. 잠시 휴식을 취한 그녀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리조트를 돌아다닐 생각이었다.
그녀는 이번에 여기에 놀러 왔지, 허정운이랑 싸우러 온 것이 아니었다.
지수현은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승마장에 도착했다.
그녀는 말을 타본 지가 이미 오래되어서 갑자기 손이 근질근질했다. 지난번에 허씨 가문 여사님이랑 리조트에 같이 오기로 한 것도 여기서 말을 탈 수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지수현은 승마장 옆의 작업구역으로 다가갔다. 그 안에는 각종 마구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승마 장비도 임대하고 있었다. 물론 구매할 수도 있었다. 다만 가격이 아주 비쌌을 뿐이다.
그녀가 안에 들어가자마자 직원이 그녀를 맞이해 주었다.
"지수현 씨, 안녕하세요. 혹시 도움이 필요하십니까?"
지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승마 장비 한 벌이랑 마구를 좀 사고 싶어요."
"알겠습니다. 왼쪽이 승마 장비를 파는 곳이니 저를 따라오세요."
지수현은 대추색 승마복 한 벌을 골랐다. 장갑, 안전모, 승마화 등을 모두 매치한 뒤 채찍과 마구를 사러 갔다. 그 뒤, 옷을 갈아입고 직원과 마구간에 가서 말을 골랐다.
코치는 그녀의 키에 따라 상대적으로 작은 말을 그녀에게 골라 주었다.
"지수현 씨, 이 말은 성격이 온순해서 여자가 타기에 비교적 적합해요. 지수현 씨는 일단 말이랑 좀 친해지고 있어요. 이따가 제가 앞에서 지수현 씨 대신 말을 끌고 천천히 한 바퀴 돌아드릴 테니 지수현 씨가 그 뒤에 다시 천천히 속도를 높여 봐요."
지수현은 코치가 추천한 말을 한 번 보더니 주변을 한 바퀴 둘러보다가 구석에 있는 덩치가 큰 밤색 말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녀는 채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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