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장
지수현은 눈살을 찌푸리고 시승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시승훈, 네가 나를 도와주려 하는 건 고마워. 하지만 나는 네가 이 일에 끼어드는 걸 정말 바라지 않아. 이건 내 개인적인 일이야!"
지수현이 눈동자에 비친 불쾌한 감정을 보았을 때, 시승훈의 마음은 바늘에 찔린 것처럼 아팠으며 얼굴색도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고, 허정운도 따라 들어갔다.
엘리베이터 밖에 서 있는 시승훈이 고개를 숙이고 있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자신이 방금 한 말이 그를 다치게 한 것 같았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힌 뒤, 허정운이 차갑게 코웃음치며 말했다.
"방금 네가 시승훈에게 그런 말을 한 건, 단지 내가 정말 그에게 무슨 짓을 할까 봐 걱정되어서 그렇게 급히 관계를 정리하려 했겠지. 너는 정말 그를 많이 생각해 주는구나.”
지수현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너랑은 상관없어."
"한 번만 더 나랑 상관없다고 말해 봐!"
그동안 지수현과 갈등을 빚었기 때문에 허정운은 이미 인내심이 점점 더 닳았다. 만약 지수현이 계속 그에게 이렇게 차갑게 대한다면 그는 자신이 무슨 짓을 할지 알지 못했다.
지수현은 덤덤한 표정으로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너는 도대체 뭘 어떻게 하고 싶은데?"
허정운은 차가운 얼굴로 지수현을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네가 내 곁으로 돌아오면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할게."
그 말을 들은 지수현은 눈을 내리깔더니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
"나는 그럴 수 없어. 우리 사이에는 이혼을 제외하고 다는 길이 없어."
"지수현, 내가 이미 네게 설명했잖아? 나랑 연정이는 이미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너는 왜 계속 그걸 붙잡고 늘어지니?”
지수현은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내가 그걸 붙잡고 늘어지는 게 아니야. 나는 단지 이혼하고 싶을 뿐이야. 내가 바라는 건 그것뿐이야."
"절대 안 돼!"
"만약 그럴 수 없다면, 우리 그냥 각자 따로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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