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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장

“좋아요!” “저는 그렇게 못 합니다.” 지수현과 허정운의 목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정현정은 믿을 수 없다는 듯 허정운을 바라보았다. “너 미쳤니?! 지수현이 너를 두고 호스트랑 놀아났다니까?!” 허정운은 덤덤히 말했다. “우리 둘 사이의 일이니까 엄마는 끼어들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정현정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끼어들지 말라고?! 허정운, 지수현한테 최면이라도 당한 거니? 부끄러운 일을 저질렀는데 그래도 지수현이랑 계속 살겠다는 거야?!” “얘기했잖아요, 엄마랑 상관없는 일이라고요. 앞으로 제발 저희의 일에 간섭하지 말아 주세요.” 옆에 서 있던 지수현이 불쑥 입을 열었다. “저는 이혼에 동의합니다. 그러니 허정운이 서류에 사인만 하게 해주세요.” 지수현이 너무나도 흔쾌히 동의하자 정현정은 오히려 미간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이 정도로 흔쾌히 이혼에 동의한다고?!” 지수현은 미소 지으며 답했다. “아까 말씀하셨잖아요. 정운이와 결혼 생활 3년차이지만 아이도 없고 호스트랑 논 것도 다 사실이에요.” 정현정은 지수현을 냉랭하게 바라보았다. “네가 뱉은 말에 책임져야 할 거야.” “마음 놓이지 않으시면 각서라도 쓸 수 있어요.” 지수현이 말을 마치자 더는 참을 수 없었던 허정운이 입을 열었다. “지수현, 그 입 닥쳐!” 지수현은 고개를 돌리고 허정운을 바라보았다. “이거 봐, 모든 사람의 생각은 다 똑같잖아. 다들 우리가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런데도 왜 너만 이혼은 안 된다고 하는 거야?” 지수현은 덤덤히 말했다. 지수현은 허정운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허정운과 지연정 사이에서 알아서 빠져주겠다는데도 왜 당장 사인하지 않는 걸까? 허정운은 잠시 침묵하다가 아무 말 없이 지수현을 이끌고 저택을 나섰다.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정현정은 잔뜩 화가 난 채로 허경진에게 연락했다. “경진 씨, 잠깐 집으로 와요! 의논할 일이 있어요!” ...... 허씨 가문 저택을 나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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