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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장

“엄마, 내 얘기 좀 일단 들어봐…” 한현영은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차에 올랐다. 지진성도 화난 표정으로 그녀를 흘긋 바라봤다. “네가 저지른 일을 봐라! 이 사업 성사되지 않으면 그땐 내가 너 가만히 안 둘 테니 그렇게 알고 있어!” 그러고는 지진성도 뒤따라 차에 올랐다. 검은색 벤츠는 순식간에 지연정의 시선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녀는 주먹을 꾹 말아쥐었다. 한참 후 자신의 차를 타고 지 씨 저택으로 향했다. 돌아가는 길에 한현영과 지진성의 안색은 너나 할 것 없이 어두웠다. 그들은 뒷좌석에 앉아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두 사람 다 복잡한 심경이었다. 그들의 눈에 차지도 않던 지수현이 허정운의 마음에 들었다니. 한현영이 계속 그의 귓가에 대고 지수현의 흉을 보지 않았었더라면 그도 지수현과의 관계를 이렇게까지 망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생각할수록 더 분해진 지진성이 입을 열었다. “수현이 쪽은 당신이 알아서 관계를 잘 해결해 봐. 이번 프로젝트 꼭 지성 그룹이랑 해야 해. 아니면 올해도 못 넘길 수 있다고!” 한현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지수현을 욕한 건 당신에게도 책임이 있잖아요. 사과를 한다고 해도 같이 해야죠. 나 혼자 전부 감당하게 하지 말고요!” “당신!” 지진성의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그는 한기 서린 눈빛으로 한현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만약 당신이 나한테 매일 수현이 흉을 보지만 않았더라면 나도 수현이랑 이렇게 안 지냈지! 이번 일은 당신이 해결해. 만약 해결 못 하면 그땐 이혼이야!” “뭐라고요?!” 한현영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지진성을 바라봤다. “지진성 씨, 내가 당신을 위해 딸 둘을 낳고, 매일같이 당신이 편하게 일할 수 있게 가정을 꾸리고 살림을 해왔는데. 이 프로젝트 하나 때문에 나랑 이혼을 하겠다고요?” 지진성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사실 이 프로젝트 때문만이 아니었다. 아까 한현영이 지수현한테 욕을 퍼붓는 모습을 보고 그의 마음속 한현영의 대한 감정이 전혀 없던 상태로부터 혐오감까지 기울어버렸던 것이다. 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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