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84화
모임은 밤 11시가 돼서야 끝났다. 진구는 술을 꽤 많이 마셨지만, 은정이 집에 돌아갈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끝내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방연하는 그의 팔을 붙잡고 밖으로 끌고 나갔다.
“왜 이렇게 질질 끄는 거예요? 다들 졸려 죽겠는데 선배를 기다려야 해요?”
진구는 싸늘한 눈으로 연하를 바라보며 말했다.
“손 놓지?”
“싫은데요?”
연하는 완강하게 진구의 손목을 움켜잡고, 유진을 향해 돌아보며 말했다.
“우리 갈게. 잘 자!”
그러곤 진구를 질질 끌다시피 하며 현관 밖으로 나갔다. 이에 진구는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
“방연하, 남녀 간에는 선이 있어야 하는 거야. 제발 손 좀 놓지?”
그러자 연하는 비웃듯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선배, 혹시 조선시대에서 오신 거예요? 내가 좀 만졌다, 어쩌라고요. 혹시 내가 결혼이라도 해줘야 해요?”
진구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이를 악물었다. 추연설은 연하의 농담에 배를 잡고 웃다가, 장효성에게 말했다.
“유진이 말고는, 연하 씨밖에 없죠. 우리 사장님한테 이렇게 한 방 먹일 수 있는 사람은.”
효성은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띤 채, 연하가 진구의 손목을 꽉 잡고 있는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엔 알 수 없는 어두운 기색이 스쳤다.
곧 몇 사람이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떠났고, 은정도 유진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는 잠시 머뭇이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애옹이 보러 갈래? 애옹이가 엄청나게 그리워하더라고.”
유진은 처음엔 거절하려 했지만, 애옹이가 보고 싶은 마음을 도무지 억누를 수 없었다. 한 번만 보고 돌아오자고 자신에게 다짐했다.
옆집으로 돌아가자, 이미 잠들어 있던 애옹이는 인기척에 눈을 뜨더니, 유진을 보자마자 졸음을 잊은 듯 반갑게 달려왔다.
유진은 허리를 숙여 애옹이를 안아 들었다. 눈웃음을 지으며 안고 있는 그녀의 얼굴은 밝게 빛났다.
은정은 유진의 품에서 애옹이가 마음껏 놀며, 그녀의 턱과 목덜미를 핥는 모습을 보며 눈빛이 깊어졌다. 모든 게 그의 것이었다.
“애옹이랑 잠깐 놀아줘. 내가 꿀물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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