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69화
이건 명백히 KN그룹과의 협력을 빌미로 구은정을 압박하여 서종호를 다시 회사에 복귀시키려는 수였다.
양사는 거의 10년 가까이 협력해 왔고, 얽힌 이익도 상당했다. 만약 은정이 오윤열의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구씨그룹은 큰 손실을 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요구를 받아들여 종호를 다시 들인다면, 은정은 회사 내에서의 권위가 무너지는 것은 물론, 경영권에도 심각한 타격이 가해질 것이 분명했다.
최이석은 서성의 측근으로, 종호의 복귀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었다. 그가 이 일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조금만 눈치 있는 사람이라면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최이석이 이 말을 하고 있는 동안, 은정은 휴대폰을 내려다보며 SNS의 사진을 계속 보고 있었다 말이 끝난 후에도 은정은 눈을 들지 않았다. 마치 아예 듣지 못한 것처럼.
최이석은 잠시 눈을 돌리더니 다시 반복했다.
“사장님, 오윤열 사장님께서 꼭 서종호 부사장님가 계약을 해야 한다고 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계약을 안 하겠다고 해요.”
그제야 은정이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잔잔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본인 생각은 어떻나요?”
그 말에 최이석은 속으로 웃음이 났다.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 그는 잠시 망설이는 척하더니,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우선은 복직시키고, 계약을 먼저 마무리하는 게 어떨까요?”
쾅!
와장창!
굉음이 연달아 터지며 말을 가로막았다.
최이석은 놀라 뒷걸음질 치다 비틀거리며 넘어질 뻔했다.
소파에 앉아 있던 은정은 발로 대리석 테이블을 걷어찼다.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술병들이 일제히 바닥으로 떨어졌고, 술이 바닥에 엉켜 퍼지면서 강한 술 냄새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사람들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지만, 곧 방 안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정적 속에 잠겼다.
은정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 강한 존재감에 방 안의 사람들은 일제히 숨을 죽였다. 차가운 눈빛으로 최이석을 바라보며,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냉철하게 말했다.
“오윤열 사장님한테 전해요. 내가 KN그룹과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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