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56화
구은정은 깊고 어두운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돌아왔어.”
은정은 미리 준비해 두라고 시켜둔 밀크티를 임유진 앞으로 밀어주며 말했다.
“앉아.”
햇빛 아래, 유진은 꽃처럼 웃고 있었다. 투명하게 맑은 피부는 닿기만 해도 부서질 듯 부드러웠다.
“고마워요.”
유진은 컵을 들어 빨대를 물고 한입 크게 들이켰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잔잔하게 웃었다.
은정의 눈빛이 한층 더 깊어졌다. 그는 목을 한 번 꺾은 뒤, 살짝 쉰 목소리로 낮게 말했다.
“고마워, 애옹이 누명 벗겨줘서.”
말은 그랬지만, 유진이 따지지 않고 무조건 자신의 편을 들어준 그 순간이 은정에게는 가장 큰 감동이었다.
유진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약간 놀란 듯 말했다.
“알고 있었어요?”
“응.”
은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유진은 조금 부끄러워진 듯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뭘요. 애옹이는 워낙 얌전하고 착하잖아요. 물건 망가뜨리는 애가 아닌데, 딱 보면 억울한 거 티 나죠.”
은정은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사실 다들 알고 있어. 근데 그 진실을 끝까지 캐내는 건 꼭 아이 같은 사람이야.”
유진은 눈을 굴리며 콧소리를 흘렸다.
“지금 나더러 애 같단 말이에요?”
은정은 그냥 웃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진은 대꾸하지 않고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럼 회장님도 사실 애옹이가 억울한 거 알았다는 말이에요?”
은정은 정원 깊숙한 곳을 바라보았다. 풀이 무성하고 나무들이 겹겹이 덮여 있었지만, 너무 빽빽하고 화려한 그 녹음은 오히려 본래의 생김새를 덮어버려 무질서하고, 중심이 사라진 듯했다.
은정은 낮게 말했다.
“애옹이가 억울한 건, 아버지한테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
진짜 갈등은 자기 아들이 자기 아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데 있었다.
서선영과 구은서는 아들을 품지 못했고, 구은태는 그 사실을 바꿀 수 없었다.
은정은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들이 아니라 애옹이가 드레스를 망가뜨리지 않았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다른 문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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