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57화
갑자기 옆쪽에서 발소리와 대화 소리가 들려오자, 임유진은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물러서며, 등받이에 기대어 옆을 바라보았다.
포도 넝쿨 사이로 몇 미터 떨어진 작은 길에, 임시호와 구은태가 걸어오고 있었다. 이에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했다. 손에 들고 있던 밀크티 컵을 꼭 쥔 채, 유진은 묘한 긴장과 불안 속에 휩싸였다.
방금 구은정이 자신에게 했던 약간 선을 넘은 행동이 자꾸 마음에 걸렸고, 혹시라도 임시호와 구은태가 둘이 있는 모습을 보면 어찌 반응할까 생각이 복잡해졌다.
‘그냥 이야기하고 있었을 뿐이야. 들켜도 상관없어.’
그렇게 자신을 다독였지만, 여전히 숨 쉬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다. 머릿속이 뒤죽박죽인 그녀와 달리, 정작 은정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차분했다.
방금 유진에게 했던 다소 대담한 행동에 대해서도 전혀 해명하려는 기색이 없었다.
다행히 임시호와 구은태는 중간에서 방향을 틀어, 다른 길로 들어섰고, 두 사람의 발소리는 점점 멀어졌다. 그제야 유진은 모르게 들이쉰 숨을 조용히 내쉬었다.
“걱정하지 마.”
은정이 저음의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혹시라도 들켰으면, 내가 네 할아버지한테 내가 너 불러냈다고 말할 거야.”
유진은 고개를 들어 물었다.
“그러면 왜 절 부른 거예요?”
은정은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알고 지내는 친구니까. 그냥 이야기 좀 하고 싶었어. 그게 꼭 이유가 필요해?”
유진은 눈썹을 살짝 올리며 되물었다.
“친구요?”
“아니면?”
은정은 유진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생각하기에 우리 사이가 뭐야?”
유진은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 지었다.
“맞아요. 우리 친구죠.”
그러면서도 방금 자신이 했던 온갖 상상과 괜한 긴장에 스스로 부끄러워졌다. 친구든 어른이든, 그냥 챙겨준 걸 괜히 혼자 의미 부여했나 싶었다.
‘삼촌이 굳이 친구라는 말을 꺼낸 것도, 내가 괜히 오해하지 말라는 뜻이겠지.’
은정의 한마디에 긴장이 풀리자, 은정이 무슨 표정일지는 몰라도 유진 스스로는 조금 민망하고 안심이 되었다.
“아까 구은태 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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