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22화
해가 저물지 않은 이른 시간이었다. 술집에 가기로 한 약속에 앞서, 우청아는 하성연의 카페에 들렀다.
성연은 한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청아를 보자, 성연은 남자에게 간단히 인사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청아 쪽으로 걸어왔다.
“청아야, 오늘은 어떻게 시간이 나서 왔어?”
청아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미리 연락 못 했는데, 방해한 건 아니죠?”
“아니야. 나를 따라다니는 사람이 매일 이 시간에 찾아오는데, 사실 좀 귀찮았거든. 네가 와줘서 차라리 한시름 놓였어!”
성연은 웃으며 청아를 데리고 자리에 앉았다.
청아는 본론부터 꺼냈다.
“성연 선배, 미안해요. 같이 작업실을 열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 같아요.”
성연은 다소 놀란 듯 물었다.
“왜? 무슨 문제가 생겼어? 혹시 자금 문제라면 걱정하지 마. 초기 자금은 내가 전부 부담할 수도 있어.”
청아는 웃으며 대답했다.
“선배가 부담하는 거예요? 아니면 고태형 선배요?”
성연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시원이 자리를 비운 동안, 청아는 자신과 태형과의 관계를 다시 한번 차분히 되짚어 보았다. 특히 이전에 장씨그룹에서 일할 때를 포함해서 말이다.
태형의 등장은 항상 너무나도 우연이었다. 그랬기에 시원이 의심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성연은 원래부터 큰 야망이 없었다. 학교에 다닐 때도 우연히 건축학을 선택했을 뿐이고, 지금 운영 중인 카페 역시 처음 문을 열 때 태형이 자금을 대줬다.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또 큰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웠다.
물론, 이는 단지 청아의 추측일 뿐이었다. 하지만 불필요한 문제를 피하고 시원의 감정을 배려하기 위해서라도, 청아는 태형과 거리를 두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성연은 천천히 커피를 저으며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청아야, 솔직히 말할게. 사실 태형이 나를 찾아왔어. 네가 회사에서 새로 온 상사에게 배척당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너라면 네 실력으로 충분히 독립해서 작업실을 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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