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화
”폐하, 저 위에 적힌 내용을 보시면 아실 겁니다!”
숙빈이 허술하게 마무리될까 두려워 큰 소리로 선우진께 아뢰었다.
선우진의 얼굴에 스쳐 간 어색한 표정을 본 강희진은 속으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후궁의 일을 어찌 이렇게 드러내어 말하는가. 백관이 모인 자리에서 화합을 도모해야 할 터. 어서 물러가거라. 체면을 구기지 말고.”
선우진의 얼굴에 역력한 불편함이 어렸다.
“폐하의 분부 따르겠나이다.”
강희진이 공손히 대답하였다.
“폐하, 어찌 이 일을 그냥 넘어가시렵니까? 화비가...”
숙빈이 다급히 말을 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너희 둘의 꼴을 보게 하겠느냐? 지금 이런...”
선우진이 말을 끊으며 양현무가 곁에 있는 탓인지 심한 말은 삼가고 미지근하게 꾸짖은 뒤 물러나길 재촉하였다.
강희진은 더 이상 얽매일 생각이 없어 예를 표하고 자리를 떠났다.
“미안하구려.”
영채에 들어서자 초월이 오랜 침묵 끝에 사과하였다.
“이 일은 당신 탓이 아니오.”
강희진이 부드럽게 위로하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숙빈은 성품이 괴팍하여 원래 나를 못마땅해했고, 지위도 높으니 네가 아니어도 핍박했을 거야.”
“그럼 폐하한테 다른 방법을 구해야 할지?”
초월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추렵이 며칠 안 남았는데 화해하지 못하면 정승과의 협상에서 큰 카드를 잃게 될 터였다.
“아니.”
강희진이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하였다.
초월이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자 그녀는 입가를 살짝 올렸다.
“잊었어? 두루마리가 비록 문제가 생겼지만 결국 그의 손에 들어갔잖아.”
초월이 문득 깨달은 표정을 지었다.
“그렇군요. 저는 두루마리가 숙빈에게 들켜 소란만 생각했지 이 점은 몰랐어요.”
“다만 폐하의 마음을 아직은 알 수 없어. 기다려야 하지.”
강희진이 한숨을 내쉬자 초월은 그녀의 손등을 토닥이며 위로하였다.
두 사람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강희진이 이렇게 계획한 것은 선우진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그가 침상에서 얼마나 방탕한지 그녀는 가장 잘 알고 있었다.
강원주가 항상 하던 말이 맞았다. 몸을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