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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강희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선우진을 올려다보니 그의 눈빛은 깊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 특히 침소에서는 그 성정이 남다르게 기묘하고도 변태적이었으니 이번에도 그의 의중을 섣불리 헤아릴 수가 없었다. “소첩, 먼저 옷을...” “그럴 필요 없다.” 선우진의 말은 단호했는데 단 한 치의 의문도 허락하지 않는 어조였다. “이대로 먹을 갈거라. 그래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으니.” 그는 가볍게 웃으며 책상 위에 있던 강희진의 옷가지를 거칠게 쥐어 던졌다. 강희진은 미간을 살짝 좁혔으나 결국 순순히 손을 거두었다. 지금 그녀의 몸에는 속옷 한 벌뿐이었고 방금 전 선우진이 거칠게 당긴 탓에 옷깃은 이미 가슴께까지 흘러내려 있었다. 정말이지, 이 망나니 같은 자는 호사를 누릴 줄도 안다. 강희진은 속으로 이를 악물었지만 겉으로는 더욱 농염한 미소를 머금었다. 어쩌겠는가. 사람은 형편에 맞춰 살아야 하는 법. 참아야 했다. 그녀는 조용히 앉아 가늘고 흰 손으로 은숟가락을 집어 들었다. 손목을 살짝 꺾어 맑은 샘물을 몇 방울 떨군 뒤, 묵을 집어 정성스레 갈기 시작했다. “폐하, 이 정도 먹이면 어떠시옵니까?” 그저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말이었건만 그녀의 목소리는 은근히 늘어져 애틋한 단물이 밴 듯했다. 선우진이 먹을 묻힐 수 있도록 벼루를 살짝 밀어 올렸다. 그러나 그는 붓 대신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 긴 손가락이 그녀의 손등을 스치며 손가락 사이를 천천히 헤집었다. 지나가는 듯하면서도 살짝만 더 힘을 주면 놓아주지 않을 것 같은 감촉이었다. “아...!” 예상치 못한 접촉에 강희진은 짧은 비명을 흘렸다. 얼른 고개를 들었으나 선우진은 태연하게 손을 거둔 뒤 장난기 어린 눈빛을 보낼 뿐이었다. “흠, 화비가 간 묵이 아주 훌륭하구나.” 그는 싱긋 웃으며 말한 뒤, 이내 태연히 주렴을 넘기고 상소문을 펼쳤다. 반면 강희진은 아직도 심장이 빠르게 뛰어 한동안 숨을 고르지 않으면 안 될 지경이었다. 비록 선우진이 풍류에 능하다 하나 정무를 볼 때만큼은 사뭇 진중했다.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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