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다, 다 제 잘못입니다. 부디 저희 어머니만은 괴롭히지 말아 주세요...”
“소용없다, 강희진.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든, 하늘이 두 쪽 나도 이제 너를 믿지 않는다!”
강희진은 더는 애원하지 않았다.
춘희는 일부러 살갗이 드러나지 않는 곳만 골라 침을 찔렀다. 피는 나지 않았지만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이어졌다.
거의 정신이 끊어질 즈음 누군가가 찬 소금물을 들이부었다. 강희진은 몸이 활활 타오르는 것처럼 아팠다.
강원주는 그녀 옆에 서서 반쯤 죽은 듯한 강희진의 모습을 내려다보며 한결 기분이 풀린 듯했다.
“언니...”
강희진이 힘없이 그녀의 치맛자락을 붙들었다.
“배가... 배가 너무 아픕니다...”
“뭐라고?”
강희진의 처참한 몰골이 마음에 들었는지 강원주는 처음으로 인내심을 보이며 무릎을 굽히고 다시 물었다.
강희진은 정신이 흐릿한 채로 중얼거렸다.
“배가 너무 아파요...”
강원주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춘희가 다시 침을 들고 다가오자 그녀가 손을 들어 막아섰다.
“그만하거라. 괜히 몸 망가져서 아이 못 가지면 번거로우니까.”
그녀는 얼굴을 찌푸리며 손을 휘저었다.
“끌고 나가.”
춘희가 고개를 숙이고 강희진을 끌어내려는 순간 강원주가 다시 제지했다. 그녀는 몸을 굽혀 강희진의 뺨을 가볍게 툭툭 쳤다.
강희진은 힘겹게 눈을 떴지만 땀이 눈으로 흘러들어 시야가 흐릿했고 사람의 얼굴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강원주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무려 백스물여덟 대를 맞았는데, 네 어미는 나이가 많으니 아마 쉰 대도 못 버티겠지. 네 어미를 구하고 싶으냐?”
강희진은 정신을 다잡으며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정말로 어머니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제발...”
“네 어미를 살리고 싶거든 내 금족령을 풀 방도를 찾아. 그리고 폐하의 총애 또한 다시 받게 하여라. 그리하지 못한다면 너는 그저 쓸모없는 폐물일 뿐. 언제든 네 목숨을 거둘 수 있다는 걸 잊지 말거라.”
그 말을 끝으로 강원주는 강희진을 걷어차며 그녀가 손댄 자리를 손수건으로 닦았다.
의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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