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장

저녁, 윤선미가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귓가에서 "빵빵"하는 기적소리가 들렸고 포르쉐가 그녀의 앞에 멈춰 차 창문을 내렸고 허수원의 차가운 얼굴이 드러났다. "타세요, 가는 길에 데려다줄게요." 그가 담담하게 말했다. "허 원장님, 마음만 받을게요, 버스 타고 가면 돼요." 윤선미가 거절했다. 곽지아가 두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고 했었기에 허씨 가문 사람들과 별로 엮이고 싶지 않았다. "일에 관해 할 말이 있어요, 타서 얘기하시죠." 허수원의 목소리는 아주 둥글둥글했는데 마치 그녀가 탈 거라고 확신한 것 같았다. 윤선미는 입술을 악물었고 머뭇거리다가 차 문을 열고 들어가 뒷좌석에 앉았다. "원장님, 무슨 일이세요?" "엄 선생님이 그쪽 정직원 전환 신청서 제출했어요. 우리가 상의해 본 결과 파격적으로 정직원으로 전환하려고요." 허수원은 액셀을 밟고 빨리 운전했고 속도가 아주 안정적이었다. "감사해요." 윤선미는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면 의료 자격증을 취득해서 진료소를 오픈하는 것에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되는 거였다. "당연한 겁니다, 정말 훌륭하시니까요." 허수원은 엄세안이 이렇게 젊은 여자애를 숭배하는 걸 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는 윤선미의 침법이 자기보다 훨씬 낫다고 했었다. 허수원은 그 말을 믿지 않았고 대학생이 그렇게 대단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집안에 역사가 유구해서 배울 수 있어 어릴 적부터 배우면 모를까, 하지만 윤선미의 가족은 확실히 그런 게 아니었다. "오늘 우리 할머니 구해주셔서 감사해요, 드디어 간병인 쓰시겠대요." 허수원은 백미러로 윤선미를 힐끗 보았다. 그의 마지막으로 남은 알량한 양심이 그의 입을 열게 했다. "나중에 도움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해요." "네." 가는 길에 허수원은 더 말하지 않았다. 마치 정말 그녀를 데려다주기 위한 것처럼 곽씨 가문의 작은 별장 문 어구에 차를 세웠고 윤선미는 감사 인사를 하고 집으로 들어갔다. "형수 왔어!" 곽지아는 폭죽을 들고 "펑"하고 터뜨렸고 알록달록한 컬러 리본들이 윤선미의 머리에